우리금융, 실탄 장전 완료...'비은행 라인업 강화' M&A 본격 시동 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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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실탄 장전 완료...'비은행 라인업 강화' M&A 본격 시동 거나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09.30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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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 지분매각 등 자본 확충 진행 ‘착착’
- 증권, 보험 등 비은행 핵심 업권서 빅딜 추진할 것...업황 고려 ‘신중론’도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지주(회장 손태승)가 연이은 자본확충에 성공하면서 비은행 라인업 강화 전략을 위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 지분매각 등 자본 확충 진행 ‘착착’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5일 약 5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지난 1월 금융지주사 전환 후 6월과 7월 각각 3000억 원 규모 후순위채권과 5000억 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1조 5000억 원 가량 자본 확충에 성공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우리금융지주를 ‘시스템상 중요 은행지주(D-SIB)’로 선정해 내년부터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1%포인트 추가 적립해 11.5%에 맞추도록 권고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연말까지 추가 자본 확충을 통해 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출범 첫 해에는 자기자본비율 산정에 불리한 표준등급법을 사용하게 된다. 내년부터 내부등급법 적용이 가능해지면 자기자본비율이 현재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우리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주식 가운데 4%를 대만계 보험회사인 푸본생명에 처분한다고 25일 공시했다. 주당 처분금액은 1만 2408원으로 총 매각대금은 약 3585억 원이다.

우리은행은 자회사인 우리카드가 지주회사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보유하고 있던 우리금융지주 주식 5.83%를 취득한 바 있다. 이번 매각으로 잔여지분은 1.83%이며, 이 또한 매각 추진 중인 것으로 공시했다.

잇따른 자본 확충 행보로 자본건전성 확보와 함께 비은행 부문 계열사 빅딜에 활용할 수 있는 M&A 실탄 장전이 완료돼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료=나이스신용평가
자료=나이스신용평가

 

▲증권, 보험 등 비은행 핵심 업권서 빅딜 추진할 것...업황 고려 ‘신중론’도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부진할 것을 전망되는 가운데 4대 금융지주 모두 이자 중심의 은행 수익 의존도가 높았던 수익구조에서 탈피하고, 비은행 수익 기반 확대·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주사 전환 후 동양자산운용·ABL글로벌자산운용, 국제자산신탁 등을 연이어 인수하며 비은행 부문 확장 의지를 알리는 신호탄을 쐈다.

지난 2017년 7월에는 사모펀드 ‘웰투시3호’를 통해 아주캐피탈 지분을 74.04%를 확보하고, 그 100% 자회사 아주저축은행까지 품을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친 바 있다. 우리은행은 이 펀드 지분의 49.98%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다.

지난 10일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이 자회사로 편입됐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카드 주식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편입했고, 주식매매계약을 통해 우리종합금융 지분을 취득했다.

하지만 우리금융이 가장 필요한 사업은 증권과 보험, 카드다. 우리금융은 지난 5월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MBK파트너스와 ‘깜짝’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인수금융에 참여해 지분 79.83% 중 20%를 확보하면서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하나금융지주를 따돌린 바 있다.

 

자료=KB증권
자료=KB증권

 

문제는 증권사와 보험사다. 4대 금융지주사 중 하나로 위상에 걸맞는 매물이 시중에 나와 있지 않다. 업황이 좋지 않은 보험사와

지난 2014년 업계 최상위권 증권사였던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처분하고 4년 만인 현재 그 정도의 대어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존에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증권사들 규모도 너무 작아 당장 인수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보험사 역시 마찬가지다. 게다가 보험업은 손해보험사나 생명보험사 모두 최악의 업황을 겪고 있어 인수 리스크가 크고, 매수 시점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저가매수 측면에서 강점으로 분석되는 동양생명·ABL생명 패키지설(說), 산업은행이 적극적인 매각 의사를 보이며 내달 초 매각 공고를 낼 것으로 보이는 KDB생명 등이 시장에서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실탄을 넉넉하게 가진 우리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대형 매물이 아직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업황이 좋지 않거나 과도한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는 매물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우리금융지주의 최대 출자여력은 6조 9000억 원으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크다. 내년 금융권 M&A 시장의 큰 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케이프투자증권
자료=케이프투자증권

 

게다가 손태승 회장의 연임 이슈도 핵심 포인트다. 손태승 회장의 우리금융지주 임기는 내년 3월이고 우리은행장 임기는 내년 연말이다.

최근 벌어진 DLF 사태로 고객 신뢰에 큰 타격을 입었고,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는 등 손태승 회장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하지만 경영성과로 보면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이 확실시되고, 지주회사 전환 후 금융지주 간 전쟁 준비에 나서며 재빨리 진용을 갖춰가는 흐름에서 장수를 바꾸는 게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준비부터 큰 탈 없이 신속하게 전환된 배경에는 손태승 회장의 공이 컸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연임에 암초로 작용할 이번 DLF 사태를 넘어서고, 향후 소비자 신뢰 회복과 함께 인상적인 경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처럼 가격과 상관없이 크게 베팅할 수 있는 결정적인 빅딜 한 방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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