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침 치료’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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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침 치료’ 괜찮을까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09.2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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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임신 중 침 치료 안전성 확인
[사진=자생한방병원]
[사진=자생한방병원]

임신하면 신체의 다양한 변화로 잔병치레를 겪는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가 이뤄져야 하는데 임산부와 태아 모두 예민한 때라 쉽게 치료법을 결정하지 못한다. 미국과 영국 등 연구에서 임신 초기 진통제 복용은 유산 위험을 높이고 태아에게 장기적으로 생식기능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임산부가 보완 대체의학에 관심이 많다. 그중 대표적 치료법 중 하나가 침 치료이다.

임신 중 침 치료가 안전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침 치료는 화학적 약물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통증과 기능 제한에 신속한 개선 효과를 나타내 임신 중 흔히 겪는 근골격계 질환, 소화불량 등 소화기계 문제 치료에 좋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문혜연 한의사 연구팀은 임신 중 침 치료의 안전성을 살펴본 결과 침 치료가 조산과 사산, 유산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5일 발표했다. 해당 연구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BJOG: An International Journal of Obstetrics and Gynaecology)’ 9월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표본 코호트 데이터베이스에서 2003년부터 2012년 사이에 임신 진단을 받은 여성 2만799명을 대상자로 삼았다. 대상자 중 침 치료를 받은 임산부(침군)는 1030명(4.95%)이었다. 그렇지 않은 임산부(대조군)는 1만9749명(95.05%)이었다. 임신 기간은 첫 진단 시점부터 38주까지로 정했다.

먼저 두 군의 분만 결과를 비교하기 위해 임신 진단 후 유산 진단 코드가 없으면서 정상분만, 조산, 사산 진단 코드가 있는 임산부를 분석했다. 침 치료가 정상분만과 조산, 사산에 영향을 주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로지스틱 회귀분석(Logistic regression)을 시행했다. 나이, 소득 수준 등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인은 보정했다.

침군 1030명 중 조산이 87명 발생했으며 사산은 없었다. 대조군 1만9749명 중에서는 조산이 1368명, 사산이 7명이었다. 침군에서는 사산이 발생하지 않아 조산 경우만 대조군과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침군과 대조군 간 분만 결과에서 조산의 유의미한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 또 침군과 대조군에서 당뇨, 고혈압 등을 지닌 고위험 임산부를 따로 분석했다. 침 치료를 받은 고위험 임신그룹은 총 378명이었으며 그중 27명에서 조산이 발생했다. 대조군에서 고위험 임산부는 총 6939명이었으며 456명이 조산했다. 고위험 임신에 대한 분석 결과도 침군과 대조군의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외에도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를 나이와 소득 수준 등으로 층화 분석했다. 그 결과 ▲35세 미만과 35세 이상인 경우 ▲단태 임신의 경우 ▲소득 수준의 차이가 있는 경우에도 침군과 대조군 간 조산 위험에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문혜연 한의사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침군과 대조군에서 분만 결과에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침 치료는 임신 중 자연스럽게 겪는 소화불량, 요통 등에 즉각적인 효과를 보이면서도 임산부 불편감을 완화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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