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 시대, ‘에너지 전환과 효율’에 달린 전력산업계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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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 시대, ‘에너지 전환과 효율’에 달린 전력산업계 생존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09.20 0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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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전환, 재생에너지·가스로 이동하는 세계 에너지 시장
에너지 효율, 최신 기술로 에너지 수요 관리 장벽 허물 수 있어
김창섭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전력정책의 새로운 방향’ 토론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서창완 기자]
김창섭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전력정책의 새로운 방향’ 토론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서창완 기자]

전력산업이 갈림길에 섰다. 세계적 에너지 전환 흐름에 한국도 뛰어들면서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6월 ‘3차 에너지 기본계획’에서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발전 비중을 최대 35%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본 개념은 ‘탈석탄·탈원전’이다. 전력산업의 패러다임은 ‘수급안정’이라는 과제에서 환경·안전성 등을 포함한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력산업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을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전력정책의 새로운 방향’ 토론회에서는 공급 측면인 ‘에너지 전환’과 수요 개념인 ‘에너지 효율’의 큰 축에서 논의가 이뤄졌다. 토론회는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재단법인 여시재, 대한전기협회가 공동 주최했다.

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은 세계의 에너지원이 석탄·원자력에서 재생에너지·가스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조사한 지난 2017년 기준 세계 전기 에너지원별 비중을 보면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25%다. 석탄 38%, 가스 23%, 원자력 10%로 석탄을 빼면 재생에너지가 가장 높다.

임 원장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재생에너지가 부상하고 있는 세계 추세를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서 ‘탈원전’ 논란이 많은데, 원자력 발전 비율이 떨어진 결정적 이유가 ‘경제성’이라고 설명했다.

임 원장은 “원전을 지을 때 드는 비용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엄청나게 늘어난 데다 단가마저 비싸졌다”며 “국내에서 원전 한 기를 짓는데 가장 적은 비용이 드는데 5조원이고, 외국 수출을 하거나 미국에서 원전을 짓는 돈은 2~3배 정도 더 많다”고 말했다.

반면 태양광 가격은 계속 떨어져 왔다는 평가다. 그는 3년 전까지만 해도 5년에 2배씩 떨어지던 가격이 현재 3년에 2배가량 내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국가별 재생에너지 비율에서 우리나라는 순위권에 들기도 힘들 만큼 낮아 글로벌 트렌드에 한참 뒤쳐진 셈”이라며 “우리 산업의 위기라고 보고 뒤쫓아가는 거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섭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은 전력산업계가 스스로 ‘생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생존을 위해서는 전력산업이 앞으로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4차산업을 대표하는 기술들이 에너지 수요 관리의 장벽을 한 번에 허물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 이사장 역시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대세라고 판단했다. ‘수급안정’이라는 공적 가치를 중시해 온 전력계가 2011년 전국에서 발생한 ‘9·15 정전사태’를 겪으면서 기술적 판단에 따라 분산화 개념을 채택하게 됐다는 진단이다. 전력 수요가 정체되면서 이전처럼 발전소 건설과 송전선 확충 논리가 작동하지 못하게 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정치적 맥락과 무관하게 신재생은 할 수밖에 없고, 저탄소 혁명은 불가피한 일”이라며 “전력망 포화 등으로 대형발전기가 더는 들어오기 힘든 만큼 소규모 분산 자원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지속가능한 전력정책의 새로운 방향’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서창완 기자]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지속가능한 전력정책의 새로운 방향’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서창완 기자]

국내 에너지·전력 분야에서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상기 동서발전 발전기술개발원장은 “한국전력이나 발전사들의 형태를 보면 설계, 건설, 운영, 정비 등 조각조각 나뉘어 있어 정보 교류가 잘 되지 않는다”며 “이런 부분을 해결하는데 4차 산업 혁명 기술들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회사인 최종웅 인코어드테크놀로지 대표 역시 실시간 데이터와 정보 공유를 중요한 문제로 꼽았다.

최 대표는 “한국전력 데이터를 전력거래소가 못 보고, 발전사끼리도 정보 교류가 되지 않는다. 산업부가 실시간 데이터를 볼 수 없는 수준”이라며 “미국은 1초 단위의 계량 데이터를 모으기로 했는데, 우리 기준인 15분으로는 에너지 효율 분야의 서비스나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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