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절단된 직원 '가공' 파트로 보낸 이마트... 추석 앞두고 노사갈등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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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절단된 직원 '가공' 파트로 보낸 이마트... 추석 앞두고 노사갈등 깊어져
  • 박금재 기자
  • 승인 2019.08.31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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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로고.
이마트 로고.

추석을 2주 정도 앞둔 가운데 이마트 진접점에서 단행한 인사발령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노총 전국관광서비스연맹 이마트민주노조'(위원장 김주홍, 이하 노조)는 신세계이마트를 상대로 '조합원 인사발령무효확인' 소송을 제소하고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서'를 지난 28일 의정부지방법원에 제출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경기 남양주에 위치한 이마트 진접점은 지난 8월 24일 지원팀 캐셔파트 이마트민주노조 조합원 2명을 각각 '가공'과 즉석조리파트'로 직무변경한다는 인사발령을 단행했다.

인사발령을 놓고 이마트 진접점은 점내 인력운영 형편에 따른 발령이라고 사유를 밝혔지만 이마트민주노조는 사전 협의가 진행되지 않은 인사발령이라고 반발하며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다.

이마트민주노조에 따르면 이번에 소장을 제출한 조합원은 초등학생 시절에 사고로 왼손 엄지 끝마디가 절단된 장애를 입어 장애 6등급을 판정받았다. 2012년 입사 당시 장애를 고려해 캐셔파트(계산원)로 배치돼 현재까지 근무해왔다. 

캐셔파트에서 가공파트로 직무변경된 직원의 손 사진.
캐셔파트에서 가공파트로 직무변경된 이마트 진접점 직원 손 사진.

이번 소송을 놓고 이마트는 적법한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진접점이 가진 인력형편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인사발령을 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면서 "이마트에서는 이미 500여명의 직원들이 장애를 가진 채로 다른 직무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장애를 가졌다고 해서 가공파트에서 근무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며 "가공직무 중에서도 가벼운 직무를 맡기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노조 측은 이마트의 주장을 전면 반박하고 있다.

김주홍 이마트민주노조 위원장은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해당 인사발령이 '협의'가 아닌 '통보'에 가까웠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인사발령이 단행된 2주 전에 이마트 인사담당자들이 캐셔직원들을 면담해 다른 직무로 발령이 날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주장에 따르면 면담을 거친 6명의 이마트 직원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노조 조합원이었다. 

이후 이마트 측은 공문을 통해 해당 직원들이 노조 조합원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고 노조는 이마트 경영상의 어려움이 있다면 다시 한 번 협의를 거치자고 요청했지만 이마트는 결국 회신하지 않았다.

이마트 진접점 직원 신 모씨가 28일 의정부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 사진.

이마트 진접점 지점장의 대처를 놓고서도 노조 측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지점장은 문제가 된 인사발령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인사발령 난 직원이 장애 6급인 것을 몰랐다"며 사과만 했을 뿐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번에 인사발령을 받고 소송을 제소한 이마트 진접점 직원 신 모 씨는 손가락에 장애가 있는 것 뿐만 아니라 현재 발목도 불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손가락에 장애가 있고 발목도 아픈 직원이 박스 등 무거운 물건을 옮겨야 진열해야 하는 부서로 직무변경된 것은 결국 직원을 저성과자로 몰아 강제퇴출시키려는 회사의 꼼수"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마트가 이번 인사발령과 관련된 노사갈등에 공개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을 놓고 법적으로 유리한 인적 네트워크를 이미 구성해놨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2013년 장하나 의원실에서 공개한 이마트 내부문건에 의하면 해당 문서에 전국 노동고용부 직원들의 정보와 연락처가 담겨 있어 당시 장하나 의원은 이마트가 노동고용부와 경찰을 '관리'해 왔다며 비판한 바 있다.

또한, 국세청 차장,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이마트 사외이사가 이마트의 법적 공방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이 이마트와 노조 사이 불거진 노사갈등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편, 이마트는 최근 셀프계산대를 확산 도입해 인력감축을 감행하고 있고 최근에는 '일본 제품 안내 거부'를 의미하는 뱃지를 착용한 직원을 근무지에서 쫓아내 이마트 노동자들과 여론의 빈축을 산 바도 있었다.  

박금재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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