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분석-SM④] SM그룹 경영 승계, 딸보다 아들에게 힘 실렸다…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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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분석-SM④] SM그룹 경영 승계, 딸보다 아들에게 힘 실렸다…이유는?
  • 한익재 기자
  • 승인 2019.09.02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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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SM그룹 우오현 회장 자녀 지분 현황 통해 경영 승계 구도 분석
-세 딸들 ‘에스엠생명과학’서 지분 공유 통해 ‘삼환기업’ 정도만 지배 가능
-아들 우기원, 라도(주)→동양건설산업→경남기업 지배…신광 최대주주 확보하면 그룹 전체 지배도 가능

 

‘SM그룹 차기 후계자는 누가 될까?’

매우 민감하고 예민한 질문이긴 하지만 이제 조금씩 그 윤곽을 그려 보일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SM그룹 우오현 회장은 1953년으로 올해 67세다. 지금까지 M&A를 통해 그룹 덩치를 성장 시켜왔다면 이제부터는 조금씩 자신의 후계 구도를 완성해야 할 시기로 접어들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우 회장의 자녀 중 누가 향후 그룹 승계권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을까.

대외적으로는 장녀인 우연아 에스엠생명과학 대표이사이자 대한해운 부사장을 거론하는 경우가 아직까지는 높다. 오래전부터 경영에 참여하는 등 광폭 행보를 하고 있어 그룹 후계자 1순위가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녹색경제가 지분 구조 현황을 살펴보니 상황은 전혀 달랐다. 현재까지 지분 현황만 놓고 보면 딸들보다는 아들인 우기원 씨에게 그룹 승계에 대한 무게중심이 더 쏠려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각종 언론 등에 알려진 사항을 종합해보면 우오현 회장은 1남 4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에 의하면 올 7월 초 기준으로 우 회장 자녀 중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는 자녀는 4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섯 자녀 중 한 명은 공식적으로 이름조차 확인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분을 갖고 있는 우 회장의 자녀들은 각각 우연아(42세), 우지영(41세), 우명아(37세), 우기원(27세) 이렇게 네 명이다. 장녀인 우연아 씨와 우기원 씨와는 15살 나이 차이다. 그렇다면 현재까지 지분을 가진 네 명의 자녀 중 누가 우 회장 다음으로 그룹을 이끌어 갈 후계 구도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있을까.

지분이 있는 네 자녀 중 경영 승계에 좀더 가까운 주인공은 우 회장의 유일한 아들인 우기원 씨인 것으로 파악됐다.

우 씨는 현재 SM그룹 계열사 중 라도(주)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7세이지만 이 회사 대표이사 명함도 갖고 있다.

라도는 작년 기준으로 직원 수가 고작 2명에 불과한 회사다. 하지만 매출 162억 원에 영업이익은 31억 원으로 영업이익률만 19%나 되는 알짜 회사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189억 원으로 매출보다 더 많을 정도로 수익성이 매우 좋은 회사다. 회사 매출의 대부분은 분양 수익 등으로 올리고 있다. 외형적으로만 보면 사실상 우오현 회장이 아들인 우기원 씨를 위해 만들어준 회사나 다름없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라도의 매출과 높은 수익성 등이 아니다. 라도가 갖고 있는 지배력이다. 라도는 SM그룹 계열사 지분을 다수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대표적으로 ‘동아건설산업’ 지분을 38.18%나 갖고 있는 1대주주다. 우오현(19.21%) 회장과 김혜란(6.22%) 이사도 동아건설산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동아건설산업은 다시 65.98% 지분으로 ‘경남기업’을 실질적으로 지배중이다.

우기원 대표이사→라도→동아건설산업→경남기업 순으로 계열사를 거느리게 되는 구조다. SM그룹의 핵심 건설사인 동아건설산업과 경남기업은 사실상 우기원 대표이사 손에 쥐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동아건설산업은 다시 신광하이메탈(50.99%), 한통엔지니어링(39.95%), 한류우드개발에이엠(87.20%), 한국인프라개발(50%), 에스엠중공업(22.16%) 지분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기원 대표이사가 동아건설산업을 통해 SM그룹 주요 계열사 5곳도 사실상 쉽게 장악한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동아건설산업이 ‘신광’ 지분을 21.55% 보유하고 있는 것은 매우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신광은 1대주주 우오현(36.40%), 2대주주 삼라(35.54%), 3대주주 동아건설산업(21.55%) 순으로 높은 지분 구조를 갖고 있다. 이중 삼라는 우 회장이 70% 넘게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다. 우기원 씨와 주소지가 같은 계열사 임원인 김혜란 이사도 13% 되는 삼라 지분을 갖고 있다.

우오현 회장과 김혜란 이사 지분이 특정 자녀에게 몰아준다고 하면 현재로서는 아들인 우기원 대표이사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는 쪽에 무게중심이 쏠린다. 또 김혜란 이사가 갖고 있는 주식 중에는 삼라산업개발 지분이 33.33%나 되는데, 삼라산업개발은 다시 신광 지분을 6.07% 소유하고 있다. 사실상 동아건설산업 지분과 우호 관계에 지분인 셈이다. 김혜란 이사가 갖고 있는 지분 파워가 우 회장 자녀들의 후계 구도에 매우 중요한 역할하고 있다는 것이 여기서 보여준다.

그룹 총수인 우오현 회장이 갖고 있는 신광 지분 중 상당수가 아들인 우기원 대표이사에게 넘어가면 남선알미늄, 티케이케미칼 등을 포함해 그룹의 핵심인 대한해운과 대한상선은 물론 에스엠상선까지 단번에 지배할 수 있게 된다. 사실상 SM그룹의 상당수 계열사를 쥐락펴락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와 달리 우 회장이 장녀인 우연아 대표이사를 비롯해 다른 딸들에게 그룹 승계권을 넘겨주게 되면 우기원 대표이사는 해운업체 등을 제외한 동아건설산업과 경남기업 등 주요 건설사와 몇 몇 계열사를 지배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이것이 현실화 되면 그룹이 쪼개질 가능성이 커진다.

◆ 세 명의 딸들은 아직까지 그룹 지배할 수 있는 유의미한 지분 없어

 

 

 

우 회장의 아들인 우기원 대표이사와 달리 우연아, 우지영, 우명아 세 명의 딸들은 그룹 승계와 관련해 아직까지 이렇다 할 지분을 확보하고 있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 명의 딸들은 공통적으로 ‘에스엠생명과학’ 지분을 보유 중이다. 장녀인 우연아(32.56%) 대표이사가 지분이 가장 많고 동생인 우지영, 우명아 대표이사는 각각 21.72%로 동일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아버지인 우오현 회장도 21.72% 지분을 확보해 놓고 있다는 점이다.

아버지와 세 딸이 모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 회사가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의미와 맞닿아 있다. 아직은 비상장 회사이지만 향후 상장 등을 통해 그룹 승계 등에 필요한 자금 등을 마련할 여지도 남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외형적으로만 보면 장녀인 우연아 대표이사가 에스엠생명과학의 1대주주이긴 하지만 적어도 아버지나 두 동생 중 한 명 이상의 지분을 우호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에스엠생명과학은 다시 건설사인 ‘삼환기업’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삼환기업은 현재 이낙연 국무총리의 동생인 이계연 대표이사가 CEO를 맡고 있는 회사다.

에스엠생명과학 최대주주가 되면 삼환기업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 아직까지는 우연아 대표이사가 에스엠생명과학의 최대주주로 삼환기업을 지배할 가능성이 높지만 여전히 변수는 존재한다.

우연아 대표이사는 에스엠생명과학 이외 지분으로는 ‘삼라농원’ 주식 19%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연아 대표이사의 동생인 우지영 대표이사는 태초이앤씨 지분을 100% 갖고 있고, 우명아 대표이사는 신화디앤디 지분을 100% 보유 중이다. 하지만 작년 기준으로 태초이앤씨와 신화디앤디 모두 매출은 없고 영업적자만 본 아직은 빈껍데기에 불과한 회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분 관계로만 살펴보면 SM그룹 우오현 회장은 아직까지는 딸들보다는 아들인 우기원 대표이사에게 그룹 승계에 유리한 기반을 상당수 다져놓고 있다는 것이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SM그룹 후계자는 결국 ‘신광’의 최대주주가 누가 되는 지에 따라 달렸다. 우오현 회장 본인이 갖고 있는 주식과 삼라에서 보유한 지분이 어느 자녀에게 가는지에 따라 그룹 후계 판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익재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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