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분쟁에 'R의 공포'까지...위태로운 증시, 코스피 ‘1900선’ 지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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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분쟁에 'R의 공포'까지...위태로운 증시, 코스피 ‘1900선’ 지킬까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08.19 0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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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장단기 금리차 역전에 ‘R의 공포’ 확산...투자심리 위축 극에 달해
- 통화정책 완화, 낮은 물가 등 과거 경기침체 양상과 다르다는 의견도 나와
- 국내 증시, 코스피 1900선 사수 시험대 올라...23일 美 잭슨홀 미팅 주목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한·일 경제전쟁 격화, 대북 지정학적 리스크, 홍콩 시위 등 대외적인 리스크가 국내 증시를 뒤덮고 있는 가운데 ‘R의 공포’마저 엄습하면서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자료=메리츠종금증권
자료=메리츠종금증권

 

▲미국 장단기 금리차 역전에 ‘R의 공포’ 확산...투자심리 위축 극에 달해

지난 주 미국 증시는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 즉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년물 채권의 금리보다 낮아지면서 'R(recession, 경기침체)의 공포'가 투자심리에 대형 악재로 작용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07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나타난 현상으로 당시에는 2007년 말 미국발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터지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시장이 붕괴된 바 있다.

‘R의 공포’는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이 벌어진 1978년 이후 총 5차례 시차를 두고 경기침체가 발생했다는 경험에서 비롯됐다.

이번 여파는 미국 증시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까지 확산돼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각국의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치며 주가가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차 역전현상을 비롯해 금 시세가 온스당 15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한 실물경제의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강화시켰다.

문제는 극도로 악화된 투자심리의 회복 시점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 각국 내부의 정치적 이슈로부터 촉발된 글로벌 갈등 구조가 장기화될 전망이 나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도 불확실성이 점점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의 경제는 비교적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서서히 제조업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사실이 여러 가지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중국의 7월 산업생산은 17년 만에 최저수준까지 낮아졌고, 독일 또한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경기 전망을 어둡게 했다.

 

미국, 독일, 한국의 10년물 금리 추이
미국, 독일, 한국의 10년물 금리 추이 [자료=IBK투자증권]

 

▲통화정책 완화, 낮은 물가 등 과거 경기침체 양상과 다르다는 의견도 나와

한편, 각국에서 중앙은행들이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펴기 시작했으며,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과거 경기 침체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각국에서는 금융시장과 실물경기 안정을 위한 대책으로 양적완화 기반의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이외에도 유럽, 아시아 등에서 사상 최저금리 이하로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역시 역사적 저점보다 낮은 금리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윤여삼 메리치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재 경기침체 우려는 장기간 확장국면에서 오는 피로도가 높다는 점과 미·중 무역분쟁 같은 교역 위축 불확실성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금리하락 기조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리스크가 해소는커녕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이러한 영향이 실물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점차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을수록 증시는 저점을 향해 빠른 속도로 추세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8월 셋째 주 주간 업종 수익률
8월 셋째 주 주간 업종 수익률

 

▲국내 증시, 코스피 1900선 사수 시험대 올라...23일 美 잭슨홀 미팅 주목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증시 분위기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국내 증시는 2주 연속 블랙먼데이를 맞는 등 낙폭이 커진 상태에서 이번 여파로 인한 피해가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0.55%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 0.26% 상승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개인이 4468억 원을 순매수하며 엿새째 매수세를 이어갔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968억 원, 3226억 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은 1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4035억 원 순매수하며 엿새째 주식을 사들였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017억 원, 1960억 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2011년 이후 코스피 시장의 PBR 최저치는 0.75배, 코스피 지수는 1895포인트다. 금융위기 당시 장중 저점은 PBR 0.74배, 1864포인트였다.

앞으로 국내 증시는 시장의 심리적·기술적 마지노선인 코스피 1900선 사수 여부가 관건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매가 잦아들고, 저가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조심스럽게 하방 경직성이 나타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오는 23일 파월 연준 의장이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전문가들이 함께하는 잭슨홀 미팅에서 어떠한 발언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한편에서는 미국 연준이 즉각적이고 과감한 정책적 대응을 시사하기에 다소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재정 및 통화부양의 전면화와 실물경기 방향선회에 근거한 장기금리 상승전환이 확인되기 전까지 글로벌 증시는 베어마켓 랠리(Bear Market Rally) 과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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