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품다] 녹는 그린란드 빙하…독립자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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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를 품다] 녹는 그린란드 빙하…독립자금 될까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08.02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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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문가, ‘담수판매 독립 자금론’ 내놓아
2018년 12월 그린란드 수도 '누크'의 일출.[사진=정종오 기자]
2018년 12월 그린란드 수도 '누크'의 일출.[사진=정종오 기자]

지구 온난화로 그린란드 빙하가 녹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지구촌 해수면이 상승할 것이란 경고 메시지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녹고 있는 빙하가 그린란드에는 ‘독립자금’이 될 수 있다는 기고문이 나와 관심을 끈다. 그린란드는 2009년 자치정부가 됐는데 그런데도 여전히 덴마크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덴마크 자치정부이고 독립 국가는 아니다.

포린어페어(Foreign Affairs)지 7월호에 실린 한 기고문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매튜 버크홀드(Matthew Birkhold) 오하이오 주립대 독어 및 법학과 조교수는 ‘녹는 빙하를 팔아 그린란드는 독립할 수 있을까(Can Greenland win independence by selling melted ice?)’라는 기고문을 포린어페어 7월호에 실었다.

매튜 교수는 “그린란드가 매년 재정의 50%(약 5억 달러)를 덴마크 중앙 정부에 의존하고 있다”며 “덴마크로부터의 경제적 독립을 통해 정치적 독립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그린란드 빙하에서 나오는 엄청난 규모의 수자원 잠재성을 높이 평가했다”고 진단했다.

매튜 교수는 그린란드 전체 수입품의 63%가 여전히 덴마크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50배 크기이고 표면의 80%가 얼음으로 덮여있다. 주민들은 도로로 연결되지 않은 해안가 정착촌에 국한돼 거주하고 있다. 땅은 넓은데 거주 공간은 제한된 셈이다.

덴마크는 그린란드 외교와 국방 정책을 통제하고 있다. 매년 약 5억 달러(약 5900억 원) 상당의 보조금을 지급해 그린란드 전체 공공 지출의 50% 이상을 지원한다. 이 때문에 그린란드는 덴마크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매튜 교수는 그린란드와 덴마크의 서로 다른 생각도 전했다. 많은 그린란드인들은 덴마크 정부 보조금은 필요하다고 동의하면서도 이 때문에 덴마크에 대한 의존성을 키웠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덴마크인들은 보조금 지원을 과거 식민지 통치에 대한 보상 형태로 보거나 북극 내 지정학적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비용으로 여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린란드가 ‘녹는 빙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빙하는 거대한 담수를 품고 있다. 경제적으로 덴마크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씨앗’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마땅한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독립자금’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매튜 교수는 “그린란드 빙하는 길이가 1500마일(약 2414km), 폭이 680마일(약 1094km)로 매년 250기가톤의 물을 공급할 수 있다”며 “최근 기후변화로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는데 그린란드 자치정부와 기업들은 이를 좋은 사업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린란드 자치정부는 화학적, 물리적, 미생물학적 분석을 토대로 그린란드 빙하가 '북반구에서 가장 깨끗한 담수 저장소'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전 세계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그린란드 자치정부는 담수의 순도를 시험하고 대량으로 수집하기에 적합한 5개 지역을 특정했다. 담수를 상업적으로 활용할 권리에 대한 입찰에 기업들을 초청하기로 했다. 그린란드 ‘담수’가 높은 상업적 가치가 있다 하더라도 운송에 문제가 없지 않다. 그린란드에 접근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여의치 않다. 그린란드에는 수도인 누크, 캉거루수악, 일루리샛 등에 공항이 있다. 캉거루수악을 제외하면 큰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공항은 없다.

2018년 11월 그린란드 의회는 정부의 자금 지원을 통해 긴 활주로가 없는 누크(Nuuk)와 일루리샛(Ilulissat) 공항을 확장해 대서양 횡단 항공편 착륙이 가능토록 확충하기로 한 바 있다.

우리나라 외교부 국제에너지안보과 글로벌에너지협력센터는 이 같은 매튜 교수의 기고문을 전하면서 그린란드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그린란드는 덴마크 식민지였다. 2009년 덴마크령 자치정부를 구성했다. 북위 60도에서 83도까지 뻗어 있다. 북부, 남부, 서부, 동부 지역 등으로 나뉘어 있다. 대부분 인구가 거주하는 곳은 그린란드 서부 지역이다. 남부지역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서부보다는 많지 않다. 북부 지역은 1년 내내 얼어붙은 지역으로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다. 그린란드 인구는 약 5만6000명. 이 중 1만 7000명이 북위 64도에 있는 수도 누크(NUUK)에 살고 있다. 국토의 81%가 얼음으로 뒤덮여 있다.

지구 온난화로 ‘녹는 빙하’가 그린란드 ‘독립자금’이 될 수 있을지 전 세계인들의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2018년 12월 그린란드 일루리샛의 빙산.[사진=정종오 기자]
2018년 12월 그린란드 일루리샛의 빙산.[사진=정종오 기자]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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