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품다] 폭염…유럽만? ‘더, 더, 더’ 전세계 타격한다
상태바
[기후변화를 품다] 폭염…유럽만? ‘더, 더, 더’ 전세계 타격한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07.26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MO “앞으로 갈수록 극심해질 것”

 

“이 보다 더 나쁠 순 없다. 더 나쁜 것은 앞으로 ‘더(More)’ 타격이 클 것이란 사실이다.”

올해 6~7월 유럽 폭염을 지켜본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기후변화를 여전히 ‘사기’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이번 유럽 폭염에서 기후변화의 명확한 증거를 확인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더 물러날 곳이 없다는 것이다. 유럽에 불어닥친 폭염은 시작일 뿐이라고 이들은 경고했다. 유럽을 덮친 불볕더위로 교통, 사회간접자본, 시민 건강과 환경에 치명적 상황을 초래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5일(현시 시각) 이 같은 소식을 비중 있게 전했다. 프랑스, 벨기에, 독일, 네덜란드는 최근 40도를 웃도는 기온으로 그동안의 최고 기온을 모두 갈아치웠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유럽 각국 기상청의 자료를 종합해 보면 올해 6~7월 기온은 그동안의 평균 온도보다 2도 이상 높았다. 이 같은 흐름이 최근에 집중됐다는 데 WMO는 주목하고 있다. WMO 측은 “2019년 평균 온도는 다섯 번째로 더운 해에 해당할 것”이라며 “이는 2015~2019년까지 줄곧 이어지고 있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폭염으로 갈증에 시달리는 한 유럽 시민이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WMO]
폭염으로 갈증에 시달리는 한 유럽 시민이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WMO]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기후변화를 두고 ‘사기’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사기'라고 표현하는 이들의 정신 상태가 궁금하다"고 비판하면서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WMO 측은 “수많은 과학 연구가 기후변화와 폭염 사이 깊은 연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기후변화는 ‘사기’가 아니라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그것도 ‘최악의 현실’이 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지금 지구촌 곳곳에서 기후변화는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 폭염을 두고 한 전문가는 “유럽에서 올해 몰아닥친 폭염은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2014년 발간된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5차 보고서에서는 “20세기 이후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영향으로 기후변화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특정 지역에서는 그 영향이 두 배 이상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2018년 발간된 ‘지구온난화 1.5도’ 보고서에서 IPCC는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평균 온도 상승에 실패하고 만약 2도 이상 상승한다면 약 4억2000만 명이 극한 폭염에 노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IPCC의 분석은 현실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2000~2016년 사이, 약 1억2500만 명이 추가로 폭염에 노출된 것으로 진단됐다. 그동안 폭염 노출 기간보다 0.37일 더 길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 각국 기상청은 이번 폭음을 분석하면서 미래에 대한 걱정을 앞세웠다. 스위스 기상청은 “앞으로 폭염 정도는 갈수록 더 길어질 것”이라며 “2060년쯤이면 여름철 가장 높은 기온은 지금보다 5.5도 더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랑스 기상청도 “건강한 사람도 이번 폭염에 위협을 느낄 정도”라며 “노년층, 환자 등에 있어 이번 폭염은 가혹할 정도”라고 평가했다.

최근 프랑스 파리 낮 최고 기온이 42.6도로 관측돼 72년 만에 처음으로 낮 최고 기온을 바꿨다. 독일도 그동안의 최고 기온인 40.3도를 깨고 최근 41.5도에 이르는 폭염에 노출됐다. 네덜란드의 경우 75년 동안 깨지지 않던 최고 기록이 무너졌고 벨기에는 40.2도를 기록하면서 새로운 국가 기록이 만들어졌다. 폭염으로 매년 수천 명이 사망하고 이 때문에 이차적으로 산불과 정전 등 대규모 혼란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WMO 측은 "지난 50년 동안 갈수록 더 많은 폭염 일수를 우리는 경험하고 있고 이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며 "기후변화로 폭염은 더 길어지고, 더 잦고, 더 집중될 것이고, 더 일찍 시작되고, 더 늦게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MO는 앞으로 폭염은 더 길어지고, 더 잦고, 더 집중될 것이고, 더 일찍 시작되고, 더 늦게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사진=WMO]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