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품다] 아프리카 젖줄 ‘빅토리아 호수’를 방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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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를 품다] 아프리카 젖줄 ‘빅토리아 호수’를 방어한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07.18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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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경보시스템 구축, 어부와 소형 보트족 안전 강화
빅토리아 호수에 조기경보시스템이 마련되고 있다.[사진=WMO]
빅토리아 호수에 조기경보시스템이 마련되고 있다.[사진=WMO]

“일기예보가 있어 미리 알았더라면 사람이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곳은 작은 배로 어업 등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날씨 예보 등 조기 경보시스템이 필요하다.”

아프리카 최대 호수 ‘빅토리아 호수’ 근처에 사는 이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빅토리아 호수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담수호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어업이 이뤄지고 있는 내륙 호수이다. 그만큼 이곳 호수를 통해 생계를 이어가고 물 공급을 받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데도 빅토리아 호수의 일기예보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아직 없다. 효과적 조기 경보시스템도 부재하다. 수천 명의 어부와 소형 보트 운항자들이 이 때문에 매년 목숨을 잃고 있다. 4만 명의 딸린 식구까지 합치면 이들의 가난은 영원히 극복할 수 없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정확한 날씨 정보가 없어 큰 위험에 처해 있다. 적절한 정보 제공도 받지 못하거나 혹은 잘못된 정보로 인해 목숨을 잃는 예도 있다.

빅토리아 호수에서 어업을 하는 우간다의 조셉 오메르(Joseph Omer)는 “어업 활동을 할 때 우리는 강한 바람, 안개, 짙은 구름과 소용돌이 등에 맞닥뜨릴 때가 많다”며 “이 같은 일들은 갑자기 발생하기 때문에 대처하기가 어렵고 어업 활동하는데 매우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케냐 기상청과 우간다 기상청은 빅토리아 호수에서의 바람 크기와 방향, 파도, 강우 강도는 물론 호수에 대한 가시거리 등을 포함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탄자니아 기상청도 조만간 관련 기상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에 구축된 예보 시스템은 케냐, 르완다, 탄자니아, 우간다는 물론 영국 등이 함께 참여해 만든 시스템이다. 이른바 ‘하이웨이(HIGHWAY)’라 부르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세계기상기구(WMO)가 관리하고 미국 등도 참여하고 있다.

WMO가 추진하고 있는 ‘하이웨이’ 시스템의 목적은 명확하다. ‘극심한 날씨’로 인해 위험에 처하고 있는 나라를 돕기 위한 목적이다. 생명과 재산, 사회적 간접자본을 보호하기 위해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에 나선 것이다.

빅토리아 호수를 끼고 있는 케냐, 우간다, 탄자니아는 자신들이 담당하는 호수 지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긴급하고 협력할 사안이 있을 때는 공동으로 협력해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도 마련돼 있다.

케냐의 사무엘(Samuel Osewe) 지역 사회 회장은 “이번 시스템에 대해 지역 사회와 마을 대표들에게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며 “주민들이 빅토리아 호수에서 여러 활동을 할 때 전문가들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반겼다.

현재 구축된 시스템에 대해 앞으로 3개월 동안 예보 정확성에 대해 케냐와 우간다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예정이다. 이 패드백을 통해 예측 정확성과 신뢰성을 분석하고 보완할 점이 있을 때는 시스템을 더 강화할 계획이다. 우간다에서 지금까지 파악된 피드백을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 약 75% 정확도가 확보된 것으로 파악됐다.

빅토리아 호수에 구축된 ‘하이웨이’ 시스템은 앞으로 전 세계 취약지역 조기경보시스템 마련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웨이’ 프로젝트는 기후변화로 극심한 날씨에 대처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식량 안보를 높이고 가난한 어촌의 빈곤을 퇴치하는데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WMO 측은 “이번 빅토리아 호수에서 ‘하이웨이’ 프로젝트가 주변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나아가 앞으로 전 세계 다른 가난한 지역에도 효과적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에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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