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종, 올 상반기 주가 성적표 '낙제점'...2분기 실적 부진 전망에 하반기도 '시계 제로'
상태바
보험업종, 올 상반기 주가 성적표 '낙제점'...2분기 실적 부진 전망에 하반기도 '시계 제로'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07.02 04: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반기 주가 하락 폭 '현대해상' 가장 커...오렌지라이프는 13% 올라

-2분기 실적 부진 전망에 하반기 '안갯속'...하이투자證, 보험업종 투자의견 하향
<국내 대형보험사들>

보험업종이 올해 상반기 부진한 주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게다가 2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보여 하반기에도 '시계 제로(視界 ZERO)'의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주가 하락 폭 '현대해상' 가장 커...오렌지라이프는 13% 올라

국내 증시에 상장된 총 12개 상장 보험사(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 가운데 연초 대비 주가가 하락한 곳은 9개 회사로, 이 가운데 10% 이상 떨어진 회사가 5곳이나 된다.

연초 대비 가장 주가가 많이 하락한 기업은 현대해상이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12월 28일 종가 기준 4만 1050원에서 상반기 마지막 영업일인 지난 달 28일 종가 기준 2만 8450원까지 떨어져 30.7% 하락했다. 한화손해보험도 지난해 말 5910원으로 마감됐던 주가가 지난 달 말 4135원으로 마무리돼 상반기 동안 30.1%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22.4%), DB손해보험(-15.8%) 등 대형 보험사들의 주가도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반면에 같은 기간에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오렌지라이프로 나타났다. 오렌지라이프 주가는 지난해 12월 28일 2만 8000원으로 마감한 이후 지난 6월 28일 종가 기준으로 3만 1650원을 기록해 6개월 간 13% 상승했다. 오렌지라이프 주가가 상승한 바람에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신한금융지주도 웃었다. 신한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 주식의 59.15%를 보유하고 있어 상반기 동안 1770억 원 가량의 보유 지분 가치가 늘었다. 

이 외에도 삼성생명(2.5%), 코리안리(0.7%) 등이 상반기 말 기준 연초 대비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2분기 실적 부진 전망에 하반기 '안갯속'...증권사, 보험업종 투자의견 하향

증권가에서는 지난 2분기 보험업종 실적이 1분기에 이어 크게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

특히, 손해보험 업종은 장기위험손해율, 자동차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상반기에 신계약 판매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사업비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보험업종 전체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 특히, 손보사 2분기 실적은 최악일 것으로 내다봤다. 손보사들은 장기위험손해율, 자동차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상반기에 신계약 판매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하면서 사업비율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알려져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강 애널리스트는 지난 2분기 상장 5개 손보사 합산 기준 당기순이익(삼성전자 처분이익 포함)을 전년 동기 대비 47% 하락한 4379억 원으로 전망했다. 3개 상장 생보사 합산 기준 당기순이익(삼성전자 처분이익 포함)은 40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9%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자산(부동산) 매각을 통한 처분이익이 발생하는 삼성생명을 제외하고는 보험업종 상장 기업 모두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지난 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2분기 상장 5개 손보사 합산 기준 당기순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30.9% 하락한 5710억 원으로 예상하며, 분석대상 손보사 5개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렸다. 치열한 독립법인대리점(GA) 채널 매출 경쟁이 벌어졌고, 실손보험 손해율 또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이유다.

손보사들은 시책비 확대, 인수심사(언더라이팅) 완화 등 과도한 마케팅 활동으로 신규 계약을 늘릴수록 초기 비용이 따라 늘어 당장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메리츠화재가 신계약 시장에서 공격적인 판매전략을 펼치면서 업계 1위인 삼성화재도 GA 설계사에게 인센티브로 안마의자까지 제공하는 등 마케팅 공세에 나서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로 인해 올해와 내년 당기순이익 전망도 각각 12.6%, 12% 하향 조정했다. 현재의 시책경쟁이 가라 앉지 않는다면 향후 전망 역시 어두울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실적에 가장 큰 변수는 GA 채널 시책경쟁인데 쉽게 가라앉을 상황이 아니라는 게 이 애널리스트의 판단이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3분기 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장 땅 따먹기식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보험업계 수익성은 악화일로일 수밖에 없다"며 "보험료 인상, 사업비 제한 등과 같은 금융당국의 정책적 지원이나 직접적인 수익성 제고 요인만이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도 지난 1분기 손보사의 이익 감소 원인 중 하나로 장기보험 판매 경쟁에 따른 과도한 사업비 지출을 지적하고, 불완전판매, 재무건전성 악화 등 부작용이 없도록 감독·검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