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지는 '보험株' 팔고...뜨는 '핀테크株'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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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지는 '보험株' 팔고...뜨는 '핀테크株' 사고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07.07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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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실적도 '암울'...지는 '보험株' 팔자
-성장성 높은 금융 플랫폼 사업...뜨는 '핀테크株' 사자
-옥석 가려 성장성 높거나 저평가 상태인 보험주는 '매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이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보험주 지분을 축소하는 반면에 성과가 나기 시작하는 핀테크 관련 대형 IT기업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실적도 '암울'...지는 '보험株' 팔자

국민연금공단(이사장 김성주)은 지난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한화생명의 기존 주식 보유비율을 지난해 11월 29일 기준 5.06%에서 올해 5월 17일에는 4.04%로 1.02% 줄여 5% 미만 주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의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4490원에서 3430원으로 23.6% 하락했다. 이달 5일 종가를 기준으로 하면 32.1% 정도 하락해 앞서 정리한 지분만큼 추가 평가손은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같은 날 현대해상의 기존 주식 보유비율 또한 지난해 11월 12일 기준 9.14%에서 올해 5월 29일에는 8.13%로 1.01% 낮췄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 주가는 4만 4550원에서 3만 350원으로 31.9% 떨어졌다. 이달 5일 종가 기준으로는 무려 38.2%가 하락해 올해 들어 하락 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보험업종은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에 따른 어닝 쇼크에 이어 2분기 실적 또한 부진할 것으로 전망돼 연일 주가 하락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거시 경제 측면에서는 금리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수 시장점유율 경쟁이 격화되고, 제살깎이식 치킨게임으로 번지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보험사 간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손해보험 업종은 장기위험손해율, 자동차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상반기에 신계약 판매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사업비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성 높은 금융 플랫폼 사업...뜨는 '핀테크株' 사자

반면에 향후 금융 플랫폼 사업의 고성장이 예상되면서, 국민연금은 최근 핀테크 사업에 주력하는 대형 IT회사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국민연금은 카카오 주식보유비율을 지난해 12월 14일 7.14%에서 올해 5월 22일 8.16%로 1.02% 늘렸다. 같은 기간 주가도 11만 원에서 12만 5500원으로 14.1% 오르며 화답했다. 지난 5일 카카오 주가는 13만 3500원으로 연중 최고점 부근에 머무르고 있다. 카카오 주가 상승의 원인으로는 광고 부문 수익성 개선 외에도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사업의 고성장 매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와 관련된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해외 인터넷뱅크의 사례를 참고해 카카오뱅크의 흑자 전환 시기는 설립 후 약 5년에서 7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에 이미 66억 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설립 1년 반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또한 설립 2주년이 되는 이달 중에 1천만 계좌 개설 돌파가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페이 역시 간편결제, 간편송금부터 배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로 무장한 금융 플랫폼으로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재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위한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가 진행 중으로 증권업 진출도 눈앞에 두고 있어 금융 플랫폼 기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지금과 같은 성장 추세를 감안해 카카오의 밸류에이션을 5조 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간편결제 중심 금융 플랫폼 페이코(PAYCO)를 운영하고 있는 NHN 주식 또한 국민연금 보유비율이 지난 5월 13일 4.99%에서 지난 달 18일 6.17%로 1.18% 증가했다. 지난 4월 3일 연중 최고점을 찍고 다소 내려왔으나 지난 달에는 52주 최저가인 4만 1500원보다 배 가까이 올랐다.

NHN페이코는 지난 4일 한화생명과 너브로부터 각각 500억 원, 25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공시했다. NHN페이코의 신주 발행가격이 5만 285원으로 확정돼 기업가치가 약 7350억 원으로 평가됐다. 지난 2017년 9월 GS홈쇼핑과 이준호 NHN 회장 등으로부터 1250억 원을 투자 받을 당시 기업가치(6230억 원)보다 1000억 원 이상 높아졌다.

▲옥석 가려 성장성 높거나 저평가 상태인 보험주는 '매수'

한편, 국민연금은 옥석을 가려 성장성이 높거나 저평가 상태인 낙폭과대 보험주는 보유 물량을 늘렸다. 최근 손해보험업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방식으로 성장하면서 과열 경쟁을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메리츠화재는 사들였다.

국민연금은 메리츠화재의 기존 주식비율을 지난 4월 10일까지 4.99%에서 다음 날인 11일 5.02%로 0.03% 늘려 5% 이상 주주로 올라섰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1분기에 영업이익 904억 원, 당기순이익 658억 원의 성과를 거두고, 전년 동기 대비 3.5%, 4.3% 각각 증가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대형 손보사들 가운데서 눈에 띄는 성적을 올렸다. 

또한 레드오션에 접어들었다는 평가에도 굳건하게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코리안리도 사들였다. 국민연금은 코리안리 지분을 지난해 5월 28일 8.39%에서 올해 1월 28일 9.4%로 1.01% 늘렸고, 지난 4월 11일에는 10.03%까지 확보해 10% 이상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보험업은 사양화된 사업이 아니라 앞으로 변화할 사업으로 금융혁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보험사에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낙폭과대 상태의 보험주들 중에서도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지만 향후 전망이 밝지 않아 성급하게 매수 의견을 내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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