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 인수 3개월만에 '코웨이' 다시 내놔...재무부담 이기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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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그룹, 인수 3개월만에 '코웨이' 다시 내놔...재무부담 이기지 못해
  • 이효정 기자
  • 승인 2019.06.2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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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사채 투자자 모으는 데 난항...태양광사업 법정관리 여파
신용등급 하락하면서 이자부담 증가...악재 겹쳐

 

웅진그룹이 인수 3개월 만에 웅진코웨이를 내놓게 됐다. 재무부담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웅진그룹은 코웨이 인수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1조6000억원 규모 인수금융을 일으켰다.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를 위해 계획한 2조원 중에서 80%를 차입으로 결정한 것이다.

웅진그룹은 해당 인수금융 가운데 5000억원은 전환사채(CB) 등 주식으로 전환해 채권에 대한 이자 부담은 낮추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CB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었다. 해당 CB에 대한 담보가 없고, 웅진그룹의 이자 지급 능력에 대한 의문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그룹 계열사인 태양광 기업 웅진에너지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게 되면서 자본시장에서 요구하는 웅진그룹에 대한 이자 비용이 상승했다. 이어 그룹 신용등급이 한 단계 떨어지는 등 악재가 겹쳤다. 결국 웅진그룹은 코웨이를 포기하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매각을 결정하고 지난주 후반 국내외 주요 인수 후보자를 상대로 입찰 안내문(티저레터)을 발송했다. 매각주간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웅진그룹은 이번 코웨이 재매각 배경으로 웅진에너지 등 계열사의 재무적 어려움 가중을 매각 관계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내 자금 조달 시장은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신용등급 AA- 이상인 우량기업, 신용등급 A+~BBB+인 기업, BBB 이하 기업 간 금리차는 급격히 벌어지고 있다. 신용등급이 BBB+를 이탈해 하향 조정됐을 때 부담해야 할 시장금리는 만기 1년 기준 최대 2%포인트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웅진코웨이가 다시금 매물로 나옴에 따라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은 활기를 띨 전망이다. 웅진그룹 재무 사정상 회사가 매물로 나왔지만 웅진코웨이는 여전히 매력적인 인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코웨이를 인수할 가능성이 있는 후보로 LG와 롯데 CJ 등 대기업을 비롯해 국내외 PEF를 꼽고 있다. 웅진그룹이 그룹 재무 사정 악화로 코웨이 재매각 작업에 나섰지만 기업 가치는 6년 전보다 더욱 높아진 상태다.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매각하는 데 있어 손해를 보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매출 2조7000억원, 영업이익 5200억원을 기록했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지분 27%가량을 2조원에 사들였다. 

현재 웅진코웨이 시가총액은 6조원으로 단순 계산 시 지분 27% 가치는 1조6200억원이다. 여기에 통상적인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가산하면 2조1100억원 수준에 거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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