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인디 최고의 게임 ‘좀비고’ 콘서트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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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인디 최고의 게임 ‘좀비고’ 콘서트의 의미
  • 이준혁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19.06.2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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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좀비고 콘서트는 최근 국내 게임 업계에 몇 가지 의미가 있는 행사였다. 요 근래 국내 게임 업계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중견 게임 회사와 영세한 게임 회사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그래서 팬들과 개발사가 함께하는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를 찾아보기가 힘들어 졌다. 어썸피스도 5년 동안 오프라인 행사나 유저와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진행하지 않았으나 이번 행사를 통해 팬들의 목소리를 듣고,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좀비고는 상당수가 어린 초등학생들이 팬이기 때문에 이러한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는 것에는 여러 문제점들이 있다. 일단 첫번째는 안전에 대한 문제다. 어린이들은 아무래도 통제가 어렵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전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대규모 행사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어린이들도 현장 스태프의 안내에 따라 질서 정연한 모습을 보여 주었고, 현장에서도 잘 질서가 잘 지켜졌기 때문이다.
 
또 좀비고 콘서트에 많은 어린이들이 몰린 것은 게임 행사들이 대부분 청소년이나 성인층 대상이었기 때문은 아닐까? 어린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게임 관련 대규모 행사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유료 콘서트임에도 불구하고 1600여석이라는 적지 않은 객석이 모두 매진됐다. 그리고 어린이들과 함께 찾아온 부모들도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다양한 이벤트 등을 보며 게임에 대한 시선을 다르게 갖는 계기가 됐을지도 모르겠다.
 
또한 국내 게임계는 대형 게임 회사 이외에는 대규모 행사를 좀처럼 개최하지 못하고 있다. 대형 오프라인 행사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썸피스는 좀비고 서비스 5주년을 맞아 팬들과 만나기 위해 대규모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어썸피스는 공연에 사용할 애니메이션 제작과 대규모 오케스트라를 위해 편곡할 음악 작업, 공연 기획 등 많은 부분에서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형 게임 회사들도 대규모 행사가 많지 않은 지금, 중소 게임 회사가 큰 행사를 준비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팬과 개발자 모두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낳았다.  열광하는 다양한 연령대의 팬들은 개발자에게 직접 향후 업데이트 계획을 들었고, 개발자는 유저들의 뜨거운 반응을 직접 지켜봤다. 게임 개발자들은 개발 중인 컨텐츠가 유저에게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가장 궁금한데, 이번 행사를 통해 직접 눈을 확인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게임 음악과 오케스트라의 만남을 통해 게임 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알려 주는 계기가 됐다. 특히 게임 중독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지금, 이번 행사는 게임 = 문화라는 등식을 확인시켰다. 이번 콘서트는 게임은 새로운 문화이자 다양한 파생 상품을 탄생시키는 거대한 문화 사업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

이준혁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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