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연내 상장...후계포석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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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연내 상장...후계포석 가능성
  • 녹색경제
  • 승인 2014.05.08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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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가 연내 기업공개(IPO) 하기로 했다.

삼성SDS는 갑작스럽게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실탄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을 위해 글로벌 시장확대가 필수적인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면 기업공개를 통해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인수합병(M&A)을 쉽게 진행하려면 비상장 기업보다 상장 기업이 더 유리하다는 점도 상장을 서두르게 만든 요인이다.

삼성SDS 상장은 삼성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사업재편 과정의 하나로도 볼 수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부터 계열사간 사업 양수도 및 지분 매각 등을 진행했다.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도 매각했고 삼성에버랜드와 제일모직간 패션사업 양도, 삼성SDI와 제일모직간 합병 등을 진행했다. 삼성SDS도 삼성SNS와 합병한 바 있다. 이번 상장 추진도 이같은 사업 개편 과정의 하나란 해석이다.

일각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구도를 위한 사전작업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개인 지분으로 삼성SDS 지분 11.75%(장외주가 기준 1조300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SDS는 연내 상장을 위해 5월중에 주관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지난해 소프트웨어진흥법에 따라 대기업의 공공시장 진출이 봉쇄되면서 삼성SDS는 공공시장뿐 아니라 계열사 이외의 금융IT 사업도 접겠다고 밝혔다. 공공과 금융분야의 매출을 포기한 삼성SDS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해외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사업의 반경을 해외로 넓히면서 삼성SDS의 수익성은 오히려 호전됐다. 해외시장 성장가능성을 맛본 삼성SDS는 좀더 적극적으로 해외사업을 펼치기 위해서는 자금조달의 필요성을 느꼈고, 이에 '연내 상장'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상우 삼성SDS 전무는 "국내시장 한계극복, 해외사업 확대 박차, 글로벌 ICT 기업 도약 등이 기업 공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상장을 통해 마련한 실탄으로 삼성SDS는 해외기업 인수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IT업계는 M&A를 통해 성장하는게 일반적이다. IBM, 액센츄어(Accenture) 등 글로벌 ICT서비스 기업들은 M&A를 통해 신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고, 구글이나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의 글로벌 IT기업들도 신기술을 가진 벤처기업을 M&A하면서 성장해 왔다. 삼성SDS도 M&A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산이다.

전동수 삼성SDS 사장은 "이번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ICT서비스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며 "클라우드,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등 신성장 기술을 확보해 통신, 헬스케어, 리테일 및 호스피탈리티 등 분야의 솔루션 및 서비스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적극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부터 연이어 계열사간 사업 이양 및 지분 정리를 통해 사업 구조 개편을 진행해 왔다. 지금까지 진행한 사업 재편의 큰 축은 사업 경쟁력 강화다. 삼성SDS의 상장도 이같은 경쟁력 강화의 일환이란 게 삼성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 패션부문을 1조원에 인수했다. 에버랜드는 건물 관리 사업을 에스원에 양도했고(2014년 1월, 4948억원), 식자재 유통사업체인 웰스토리를 분사했다.

삼성전기는 삼성정밀화학으로부터 MLCC 원재료 생산설비를 인수했고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도 합병을 결의했다. 삼성SDI와 제일모직도 합병해 소재 전문 사업으로 육성키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미국 코닝과 합작한 코닝정밀소재 지분을 매각하고 코닝 지분을 인수하는 계약도 맺기도 했다. 디스플레이 중심의 협력 관계를 다양한 사업 분야로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계열사간 지분 매매도 상당 규모로 진행됐다. 지난해 12월 삼성생명은 삼성전기 442만주, 삼성물산 294만주, 삼성중공업 4만주를 각각 인수했다. 삼성물산은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엔지니어링지분 204만주도 매입한 바 있다. 삼성전지 삼성정밀화학, 제일기획, 삼성SDS 등은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로 했고 삼성생명은 삼성카드가 보유한 삼성화재 지분 30만주(712억원)을 인수한 바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일련의 지분 정리 및 사업 양수도는 모두 사업 연관성이 높고 합병 시 시너지가 커지는 분야였다"며 "이번 삼성SDS의 상장도 사업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추진 배경이다"고 강조했다.

삼성SDS의 상장 후 기업 가치가 얼마가 될지는 미지수다. 삼성SDS는 주관사 선정 이후 기업 실사를 통해 주가를 선정할 계획이다. 다만 장외 거래가를 기준으로 따지면 시가총액은 약 11조4000억원에 달한다.

장외에서 거래되는 삼성SDS 주가는 14만7500원 수준이다. 지난해 5월 9만원 선에 거래됐으나 삼성그룹 사업재편 및 상장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상장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현 주가보다 공모가격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SDS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로 22.58%, 2대 주주는 삼성물산 17.08% 수준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분 11.25%를 보유하고 있다. 장외가 기준으로 이 부회장의 지분 가치를 따지면 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 구도를 앞둔 포석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SDS 상장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 가치가 높아지면 경영 승계 작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다"며 "사업 경쟁력 강화의 이면엔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구도를 위한 포석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녹색경제  jwyc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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