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재 삼성카드 부사장 "코스트코 뺏겼지만...어려울 때 진짜 실력 나타난다"
상태바
이인재 삼성카드 부사장 "코스트코 뺏겼지만...어려울 때 진짜 실력 나타난다"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05.27 02: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 혁신 분야에서 '도미넌트'가 없다는 게 기회이자 희망이다"
"매각설? 우리 직원들은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인재 삼성카드 부사장

현대카드는 지난 24일 코스트코와 단독 제휴를 통해 새로운 파트너로서 독점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반면에 삼성카드는 같은 날 1999년부터 20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 보낸 코스트코와 결별했다.

이 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주최한 '제1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현대카드에게 코스트코를 빼앗긴 첫 날, 이인재 삼성카드 부사장은 이번 행사에 참가한 삼성 금융계열사의 홍보 부스에 나와 있었다.

본지는 이날 행사장에서 이 부사장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인재 부사장은 지난해 삼성 금융계열사 최초로 여성 부사장 자리에 오른 데 이어 올해에는 첫 여성 등기이사로 선임된 인물로 삼성카드 디지털본부를 이끌고 있다.

▲오늘(24일)은 코스트코와 결별한 날이다. 삼성카드에게 의미 있는 날인 것 같다.

=그렇다. 개인적으로 많이 안타깝다. 20년 가까이 '캡티브(captive, 고정고객)'였던 파트너를 잃은 상실감이 크다. 하지만 이럴 때가 기회다. 어려울 때 진짜 실력이 나타난다. (코스트코를 잃은) 위기감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 코스트코만 잡고 가기엔 리스크가 컸다. 이번 위기를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겠다.

▲위기 타계를 위해 이마트 트레이더스,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사와 재빨리 단독 제휴를 맺었다. 그 다음은 어딘가?

=농협 하나로마트다. 이번 위기 극복을 위해 기존 대형 유통사 외에도 거래처를 다변화하고 더 적극적으로 협력사와 제휴를 맺을 계획이다. 유통의 흐름이 변하고 있다. 무게 중심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휴대폰을 들어 보이며) 지금은 이커머스가 대세다.

▲카드업계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힘들다. 한편으로는 위기 극복을 위한 혁신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앞으로도 카드업계 전반이 힘들 것이다. 지금 안 어려운 곳(카드사) 있나? 결국은 소비자가 키를 쥐고 있다. 앞으로는 금융 플랫폼이 중요하다. 오픈뱅킹 등 금융 혁신이 업계를 바꾸고 있다. 아직 이 분야에서 '도미넌트(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없다는 게 우리에겐 기회이고 희망이다. 열심히 하면 잘될 것 같다.

▲최근 매각설이 다시 언급되고 있다

=우리 직원들은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그런 소문에 휘둘리지 않고 그냥 열심히 근무하고 있다.

기자가 첫 질문으로 코스트코와 결별의 의미를 묻자 이 부사장은 아쉬운 속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이 부사장의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인터뷰 후반부로 갈수록, 삼성카드의 미래를 얘기할 때 목소리에는 더욱 힘이 들어갔다.

이번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행사에는 삼성카드를 비롯해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삼성 금융계열사 4곳이 참가했다. 보통은 금융계열 맏형격인 삼성생명이 나서서 행사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행사에서만은 삼성카드가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행사 첫 날에는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가 강연자로 나서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금융혁신'을 주제로 발표하기도 했다.

이 부사장은 "3개월간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모여 정말 열심히 행사를 준비했다"며 "잘 뭉치기 힘든 회사들인데 이번에는 똘똘 뭉쳐서 하나의 부스에서 행사 진행을 잘하고 있다"고 금융계열사간 시너지를 강조하며 자신 있게 말했다. 적어도 금융당국이 주최한 행사에 눈치보기식 태도로 참가한 것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 설령 그랬다 하더라도 지금 삼성카드의 입장에선 그럴 수 없다. 이 부사장은 삼성카드의 미래를 짊어진 디지털본부를 이끌고 있다.

현대카드에게 코스트코를 빼앗긴 이날, 이 부사장은 열심히 준비했다는 핀테크 행사장에서 고객의 반응을 살피고 있었다. 방점은 과거가 아닌 미래에 찍혀 있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에 참가한 삼성 금융계열사 부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