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나는 백두산 화산, 1000년 만에 분화 징후 뚜렷...관측 및 피해 예방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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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는 백두산 화산, 1000년 만에 분화 징후 뚜렷...관측 및 피해 예방 대책 '시급'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4.12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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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천지에서 심각한 화산분화 징후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피해 예방 대응책 구축을 위한 토론의 장이 15일 열린다.

12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에 따르면 백두산은 지하에 거대한 마그마 존재가 확인된 매우 위험한 활화산으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학자들의 견해다.

946년 꼭대기 천지에서는 이른바 '밀레니엄 대분화'가 일어나기도 했다.

당시 남한 전체를 1m 두께로 덮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분출물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과거 1만 년 이래 지구상에서 가장 큰 규모의 분화 사건에 속한다.

백두산 밀레니엄 대분화로 쏟아낸 테프라(흰색) 위를 학자들이 오르는 모습.

939년 이래 백두산은 총 31번 분화했다.

10세기 이래 세기마다 빠짐없이 분화 기록이 있다는 사실이 눈길을 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숙종 28년인 1702년 6월 3일 백두산 화산 활동이 상세히 적혀 있다.

조선왕조실록은 "하늘과 땅이 갑자기 캄캄해졌는데 연기와 불꽃 같은 것이 일어나는 듯하였고, 비릿한 냄새가 방에 꽉 찬 것 같기도 하였다"며 "큰 화로에 들어앉은 듯 몹시 무덥고, 흩날리는 재는 마치 눈과 같이 산지사방에 떨어졌는데 그 높이가 한 치가량 되었다"고 전한다.

백두산이 마지막으로 분화한 것은 1925년이다.

하지만 2000년대에도 백두산의 화산 활동은 꾸준히 관측되고 있다.

백두산 일대에서는 2003년부터 규모 2.0 미만의 작은 지진 발생이 급증했고, 2006년까지 이어졌다.

우남철 기상청 분석관은 "백두산이 활동 중이라는 증거가 관측되고 있다"며 "그 주변에 가면 아직도 뜨거운 증기나 가스가 올라온다"고 전했다.

백두산이 분화하면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화산이 폭발하면 가옥과 숲이 용암에 덮이고 화산재가 대기오염을 초래한다. 아울러 화산재가 태양을 가려 이상 저온현상이 나타나고 강이나 호수가 오염될 수 있다.

문제는 최근 들어 화산분화 움직임이 잇따라 관측되고 있다는 점이다.

2002∼2005년 사이에 백두산 천지 근방에서는 화산지진이 3천여 회 이상 일어났다.

아울러 천지가 부풀어 오르는 현상도 발견됐는데, 이는 모두 심각한 화산분화 징후로 판단된다고 지질연 측은 설명했다.

백두산이 언제, 어떤 규모로 분화할지에 대한 근본적 연구와 더불어 범국가 차원의 대응책 마련 필요성이 지속해서 제기된 건 이런 이유에서다.

구체적인 상황을 공유하기 위해 지질연은 오는 15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관련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심재권·이상민 의원과 함께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통일부 후원을 받아 포스텍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 백두산·화산마그마연구그룹에서 공동 주관한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백두산 화산활동의 감시 연구 활동 공유와 인도주의적 차원의 해결방안을 찾을 방침이다.

이윤수 포항공대 교수, 부산대 윤효성 교수, 서울대 이현우 교수, 지질연 지강현 박사는 백두산 화산재해에 대한 분야별 연구현황을 발표한다.

체계적인 화산 감시망 구축으로 2004년 재분화한 세인트헬렌스 화산을 정확히 예측한 사례를 타산지석 삼아 남북공동연구 필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영국 런던대 J. 해먼드 교수, 김승환 포스텍 교수, 오창환 전북대 교수 등도 연사로 나선다.

특히 해먼드 교수는 영국·미국·중국·북한 과학자와 함께 진행한 백두산 화산의 지질학적 연구프로젝트 결과를 전할 예정이다.

한편, 기상청은 백두산에 화산 관측소를 설립하는 방안을 화산 활동에 대한 대응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 중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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