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칼럼 & 기자수첩
[이현석의 인생수첩] "네니케카멘! 우리가 이겼다"...비엔나 마라톤 완주한 안철수

1시간 56분 33초.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7일 오스트리아의 ‘비엔나 시티 마라톤’에 참가해 하프마라톤을 완주했다는 소식이다.

비엔나 마라톤은 125개국 약 4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다. 게다가 21.095km인 하프마라톤은 조깅으로 단련된 이들도 3개월 정도 훈련을 해야 할 정도로 만만찮은 거리다.

2시간 내에 주파하다니 체력이 더 단단해진 모양이다.

마라톤은 수렵이나 사냥만큼이나 역사가 오래된 스포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엄청난 동호인들이 활약하고 즐기는 운동이기도 하다.

국민의당 창당, ‘녹색돌풍’을 일으킨 2016년 총선, 곧이어 대통령 탄핵정국에 이은 2017년 대선, 그리고 2018년 지방선거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그의 레이스에 체력이 바닥날 법도 한데, 그는 뛰고, 또 뛰었다.

지난 해 6월 서울시장 선거는 주변에 만류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러닝화를 신고 뛰었다. 그리고 지금 그는 유럽에서 몸도, 생각도, 현실도, 미래도 함께 뛰고 있다. 여전히 달린다. 여전히 진행형인 것이다

그는 왜 예전에도 지금도 한결같이 달리고 뛰는 것일까. 그에게 정치 역시 마라톤이 아니었을까.

‘달리기’를 취미로 하는 안 전 대표는 자신이 사는 노원구 중랑천을 틈틈이 5km 뛰었다. 선거 중에도 시간을 내어 뛰곤 했다. ‘국민 속으로’ 걷고 또 달렸다.

선거캠페인으로 반포대교를 건너 한강일대를 뛰는 마라톤을 했다. 좋아하고 사랑하면 닮는다 했던가, 그는 마라톤을 닮았다.

첫째, 마라톤은 정직하다. ‘가장 정직한 스포츠’로 불리는 마라톤에는 몸싸움, 눈속임이 없고, 심판도 없다. 오직 자신의 두 다리의 힘에만 의지해 뛴다. 그래서 단순하다.

그 때문에 싸우고, 감추고, 속이는 정략적 술수가 난무하는 현실정치와 맞지 않는다. 오히려 상처받고 이용당한다. 드루킹 대선조작, 국민의당 리베이트 사건 등 기득권 정치세력의 모함에 ‘최대 피해자’가 되며 생채기를 담담히 감수한다. 그래도 그는 여전히 뛴다.

둘째,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자기 극복의 스포츠’라 불리는 마라톤은 혼자 뛴다.그리고 결과도 온전히 혼자 받아들여야 한다. 일단 출발하면 끝까지 뛰어야 한다. 앞서 나갈 것인지 뒤에서 페이스를 조절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자신의 몫이다.

그는 ‘국민적 열망’, 그 순수한 열정 하나로 이 막중하고도 엄중한 정치라는 레이스에 섰다. 초반에 너무 앞서 나갔는지도 모른다. 운동화 끈을 조일 시간이나 한 번 있었을까. 지금 그는 숨 가빴던 레이스를 잠시 멈췄다. 속도가 느려지면 보이는 것이 많아진다.

레이스 중에 그는 바라보고, 살펴보고, 둘러본다. 그리고 뒤돌아보고 앞을 정면을 본다. 호흡을 고르며 그는 그렇게 본인 자신과 대화한다.

2018 10월, 뮌헨마라톤을 뛰는 안철수. 10km 코스에 참가해 54분 6초를 기록했다.

셋째, 마라톤은 굴곡이다. 주로(走路)는 높낮이가 다르다. 체력적으로 힘들 때 경사가 더 높아지고, 극 경사를 넘어 숨이 극한으로 가뿔 때. 비로소 완만한 평지가 나온다. 기대와 희망, 고난과 좌절을 반복하는 우리 삶과 닿아 있다.

안 전 대표의 정치 또한 그렇다. 그럴 때마다 그는 늘 함께 하는 이들이 ‘힘’이라고 답했다. 마라톤에서 힘이 되는 것은 서로 파이팅을 외쳐주는 응원과 격려이다.

그리고 함께 뛰는 ‘주자(走者)’들이다. 이루어야할 목표를 함께하며 같은 곳을 바라보는 서로에게서 힘을 얻는다. 함께 할 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런 마라톤이야 말로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기위해 떠났던 그의 말에 가장 잘 맞는 스포츠가 아닐까. 마라톤으로 더 단단해지고 강해져 돌아오길 바란다.

그가 무너뜨리고자 했던 기득권 정치의 벽은 여전히 견고하다. 오히려 더 높아지고 두터워져 간다. 여의도는 좌우 혹은 보수, 진보라는 거대양당이 극단의 양 끝에 매달려 대립하고 있다. 대치국면이고 대결양상이다. 그 파국의 정치, 중심에 국민이 있는가.

기득권 정치를 바꾸려면 누군가는 긴 호흡을 갖고 꾸준히 달리는 수밖에 없다.

4년마다 바뀌는 선거. 그것에 대한 기대는 바래지고, 약속은 무너지고, 희망은 무뎌진다. 누군가는 끊임없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정면, 당면의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그 가로막힌 막연하고, 막막한 벽에 금이 가도록 정을 찍어야 한다.

몰론 혼자서는 어렵다. 국민과 함께, 국민의 힘으로 밀어내야 한다.

나는 그가 맨 앞에 나서서 달리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조금 뒤쳐진 이들을 함께 이끌며 시민들의 격려와 응원 속에 완주하길 바란다.

어쩌면 애초부터 우리가 바랐던 것은 ‘1등 하는 안철수’가 아니라, ‘끝까지 완주하는 안철수’였는지 모른다.

흔히들 하프마라톤을 마라톤을 위한 준비단계라고 한다. 하프마라톤을 완주한 그에게 전하고 싶다. 그에게서 풀코스를 뛰어 내야할 책임을 본다. 기어이 달려낼거라는 기대를 갖는다.

승전보를 전하기 위해 마라톤 평원을 달려 마침내 승리의 소식을 전했던 그 옛날 아테네 전사처럼.

그 병사는 그 먼 길을 달려 “네니케카멘!(우리가 이겼다)"라고 감격의 승전보를 전한 것이다. ’국민 속으로’, ‘국민 안으로’. 그의 레이스. 이제부터 시작이다. 

 

광고인 이현석
지난 30년간 광고업계에서 근무했다. 

다양한 인더스트리의 클라이언트들의 마케팅, 플래닝, 커뮤니케이션 일을 수행했다. 

윤영식 기자  wcyoun@gmail.com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저작권자 © 녹색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영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