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쏠린 5대銀…하나 "중기 중심" 신한 "우량성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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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쏠린 5대銀…하나 "중기 중심" 신한 "우량성 기준"
  • 최정윤 기자
  • 승인 2026.09.14 2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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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8월 기업대출 6.3조↑…순증 59.5%가 대기업
6월 말 대기업 증가율 우리 20.1%·하나 9.5%, 중기는 하나 6.6% 최고
하나 "특판·포용금융으로 중소대출 성장…신용감리·TFT로 연체 관리"
신한 "규모 아닌 우량성 기준…우량 중기 여신처 발굴 쉽지 않아"
하나은행 본점 전경. [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 본점 전경. [사진=하나은행]

[녹색경제신문 = 최정윤 기자]

5대 은행의 기업대출이 대기업 쪽으로 기울고 있다. 연초 이후 대기업 대출이 15% 넘게 늘어나는 동안 중소기업 대출은 2% 느는 데 그쳤다. 은행들의 설명은 갈린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중소대출을 중심으로 균형 있는 자산 성장 중"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우량기업 중심으로 여신을 확대하고 있다"면서도 "건전성과 성장성을 갖춘 중소기업 여신처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 8월 기업대출 순증 절반 이상이 대기업

1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권 집계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8월 말 기업대출 잔액은 883조9647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2562억원 늘었다. 월간 6조원대 증가는 지난 4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이 가운데 대기업 대출이 3조7196억원 늘어 순증의 59.5%를 차지했고,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은 2조5367억원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대기업 대출은 25조6754억원(15.1%) 늘어난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13조5639억원(2.0%) 증가에 머물렀다. 한국은행도 '8월 금융시장 동향'에서 지난달 은행권 전체 대기업 대출 증가(4조9000억원)를 주요 은행의 대출 영업 강화와 회사채 상환 자금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설명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런 흐름에 대해 "신한은행에 국한된 상황이라기보다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기업여신 운용상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 대기업은 우리, 중기는 하나

5대 은행 상반기 실적공시를 보면 6월 말 기준 대기업 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우리은행이 20.1%로 가장 많이 늘었고 농협은행 17.9%, 신한은행 14.9%, 국민은행 12.4% 순이었다. 하나은행은 9.5%로 유일하게 한 자릿수였다. 중소기업 대출은 순서가 뒤집혀 하나은행이 6.6%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 4.6%, 국민은행 2.6%, 농협은행 1.1%였으며 우리은행은 1.7%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이를 '리밸런싱'으로 설명해 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앞서 "우량 자산 중심의 여신 확대를 통해 자산 건전성을 단단히 다지는 동시에 첨단전략산업 중심으로 옮겨가는 대출 리밸런싱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라며 하반기에는 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과의 협업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을 넓히겠다고 밝힌 바 있다.

■ 하나은행 "중소대출 중심 균형 성장…하반기도 유지"

하나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중소기업 고객군에 대한 생산적금융 특판상품 집중 공급과 포용금융에 대한 정책적인 영업 강화가 성과를 거둬 중소대출 중심의 자산 성장을 이뤘고, 하반기에도 정책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성장 가능성과 상환 역량을 갖춘 소상공인에게 적시에 자금을 공급하고 현장 중심의 금융 지원을 넓혀갈 예정"이라며 "지역신용보증재단 등 정책금융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유동성이 필요한 소상공인에게 맞춤형 금융상품을 공급하는 포용금융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 중기 연체율 부담…하나 "신용감리·TFT·상매각으로 대응"

다만 중소기업 비중을 높이는 선택에는 건전성 부담이 따른다. 6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우리은행 0.75%, 농협은행 0.71%, 하나은행 0.59%, 신한은행 0.49%, 국민은행 0.37%로, 대기업 대출 연체율(0.01~0.18%)과 격차가 크다. 은행들이 대기업으로 쏠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하나은행도 부실 위험을 부인하지 않았다. 관계자는 "고환율·고유가 지속과 경기 침체 장기화로 기업 차주의 영업실적과 재무 안정성이 약화되고 있다"며 "부실 여신이 전반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경기 변화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중소기업과 소호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차주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하나은행은 집중 신용감리로 부실 우려 차주를 조기에 선별하고 '연체대출관리 TFT'와 'Credit Cost 협의회'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거액 고정이하여신은 물론 편입 가능성이 높은 여신까지 밀착 모니터링하고 있다. 관계자는 "리스크관리그룹과 여신관리그룹 간 유기적인 협업을 바탕으로 부실 채권을 적시·적정하게 상·매각해 자산 건전성 방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 본점 전경.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 본점 전경. [사진=신한은행]

■ 신한은행 "규모 아닌 우량성…우량 중기 찾기 어려워"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을 함께 늘린 신한은행의 진단은 결이 다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구분해 특정 부문의 대출을 의도적으로 확대하기보다는,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사업성과 상환능력이 충분한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여신을 확대하고자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가 더딘 이유도 공급이 아니라 수요 쪽에서 찾았다. 이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경우 최근 경기와 업황 등을 감안하면 건전성과 성장성을 갖춘 신규 우량 여신처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을 줄인 게 아니라, 빌려줄 만한 중소기업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는 가운데 은행권의 대기업 쏠림이 이어지면서, 중소기업 대출을 늘린 은행이 부실 부담을 어떻게 흡수하느냐, 나머지 은행이 '우량 중소기업 부재'라는 벽을 어떻게 넘느냐가 하반기 기업금융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최정윤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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