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키옥시아와 '메모리 동맹' 가능성…日 생산거점 연내 윤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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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키옥시아와 '메모리 동맹' 가능성…日 생산거점 연내 윤곽
  • 정창현 기자
  • 승인 2026.09.03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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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메모리 공급난에 해외 생산능력 확대
키옥시아와 공동생산·R&D·공급망 공유 검토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SK하이닉스가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키옥시아와 공동생산을 비롯한 폭넓은 협력 방안을 검토한다. 단순 지분 투자에 그치지 않고 생산과 연구개발(R&D), 공급망까지 협력 범위를 넓혀 일본을 SK하이닉스의 해외 메모리 생산거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일본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키옥시아와의 공동생산에 대해 “하나의 선택지”라고 밝혔다. 공동생산뿐 아니라 R&D와 공급망 공유, 공동 공장 건설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구상의 핵심은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를 경쟁사이자 투자 대상으로만 두지 않고 생산 협력 파트너로 전환할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이다. 키옥시아는 현재 미국 샌디스크와 합작사를 통해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는데, 최 회장은 이같은 협력 모델을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 사이에도 적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일본을 생산거점 후보로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는 AI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가 공급능력을 빠르게 넘어서는 상황 때문이다. 최 회장은 현재 데이터센터용 메모리가 수요 대비 20~30%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한국 내에서 진행 중인 증설만으로는 급증하는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한국을 중심으로 한 기존 생산능력 확대와 별개로, 해외 생산 기반을 추가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일본에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밀집해 있고 제조업 기반도 탄탄하다는 점을 일본의 장점으로 꼽았다. 일본 지방자치단체들로부터 공장 유치 제안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르면 연내 구체적인 투자 방침을 내놓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본 키옥시아의 낸드 생산라인. [사진=키옥시아 홈페이지 캡처]
일본 키옥시아의 낸드 생산 거점 [사진=키옥시아]

특히 키옥시아와의 협력이 현실화하면 SK하이닉스의 낸드 사업 경쟁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낸드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삼성전자 25%, SK하이닉스 22%, 키옥시아 14%다. 두 회사의 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면 36%로 삼성전자를 넘어선다.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의 관계가 단순한 공급망 협력을 넘어설 수 있는 배경에는 기존 투자 관계도 영향을 미친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의 주요 투자자로, 약 1290억엔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키옥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지만, 기존 합의에 따라 2028년까지 키옥시아 의결권을 15% 이상 확보하는 데는 제한이 있다.

최 회장은 협력 확대에 대한 의지도 강하게 내비쳤다. 최 회장은 “키옥시아의 미래 전략에 SK하이닉스가 포함된다면 언제든 파트너가 될 생각”이라면서도,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키옥시아에 대한 투자를 종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투자자산을 단순히 보유하는 것보다 사업적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관계를 재편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움직임을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공급 확대를 위해 생산능력의 지리적 범위를 넓히는 신호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용인 등 대규모 생산기반 투자를 이어가는 동시에, 일본에서는 키옥시아와의 협력을 활용해 낸드 생산과 공급망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해외 생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면서 생산능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며 “키옥시아와의 협력이 성사될 경우 SK하이닉스가 일본의 소부장 생태계와 키옥시아의 생산 인프라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 해외공장 투자보다 전략적 의미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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