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은 여전히 숙제… 실적만으론 연임 장담 못하는 분위기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우리카드 진성원 대표가 상반기 순이익 증가율에서 4대 은행계 카드사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지만, 연말 연임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적이 좋아도 연임을 자동으로 보장받던 시대는 지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박창훈 신한카드 대표,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 진성원 우리카드 대표는 2025년 1월 나란히 취임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4대 은행계 카드사 CEO의 임기가 동시에 끝나면서, 연말 인사철을 앞두고 연임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진성원 대표의 실적 카드는 나쁘지 않다. 우리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61억원에서 945억원으로 24.5% 증가했다. 신한카드는 당기순이익이 2466억원에서 2534억원으로 2.8% 늘었고, 하나카드는 1102억원에서 1259억원으로 14.2% 증가했다. 두 회사와 비교해도 우리카드의 증가율이 가장 높다. 조달비용 부담과 소비 둔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카드업권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더 눈에 띈다.
다만 우리카드의 건전성 지표는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연체율이 1.8% 안팎으로, 은행계 카드사 가운데 하나카드와 함께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 속한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모두 어려운 업황에 놓여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단순히 얼마나 벌었는지뿐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벌었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순이익·연체율·전략사업 성과가 종합적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카드사 CEO의 임기가 '2+1년'(기본 임기 2년, 연임 시 1년 추가)으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관행이 흔들리며 연임에 실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적 외의 변수도 뚜렷하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논의가 대표적이다. 이사회 구성이나 대표 선임 절차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손질되면, 기존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해온 관행적 재선임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여기에 각 금융지주가 최근 강조하는 세대교체·조직 쇄신 기조도 변수로 거론된다. 실적과 무관하게 조직 전체의 리더십을 젊은 세대로 교체하려는 그룹 차원의 방침이 있다면, 성과가 좋은 대표라도 연임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 속에 실적은 연임의 '기본 조건'일 뿐, 지배구조 개선과 세대교체라는 두 변수가 최종 판단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공교롭게도 진성원 대표의 거취는 모기업인 우리금융지주의 최근 반등 흐름과도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2분기 자본비율(CET1)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며 4대 금융지주 중 최하위에서 1위 KB금융을 바짝 추격하는 2위로 올라선 바 있다. 그룹 전체가 반등 국면에 접어든 시점에서, 계열사인 우리카드 역시 이런 흐름에 걸맞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결국 진성원 대표는 순익 증가율이라는 확실한 성과를 손에 쥐고 있지만, 연체율 관리는 물론 지배구조 개선·세대교체라는 그룹 차원의 변수까지 넘어서야 연임에 성공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른 3사 대표들과 함께 하반기 남은 기간의 성적표가 최종 결정을 가를 전망이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