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보수·ETF 투자 논란도 현재진행형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주주가치 회복을 위해 분기 배당 도입, 모회사 자문용역계약 해지 등을 단행해 온 인피니트헬스케어의 거버넌스 개선 시도에 재차 의문 부호가 커지고 있다. 정관 변경 무효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는가 하면, 관계사 주도로 지분을 확대하는 등 기존 지배구조 강화에 무게를 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정관 변경 무효 소송은 지난해 인피니트헬스케어가 소액주주 측 안건을 임의로 부결한 이후에 제기됐다. 소액주주는 지난해 인피니트헬스케어 측이 경영 전략에 이견이 있었던 김동욱 전 대표를 해임하는 과정에서 거버넌스가 훼손됐다고 지적하고, 이후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기존 감사를 해임한 후 신규 감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에 인피니트헬스케어 측은 전자위임장 효력 등을 내세워 소액주주 안건을 부결시켰다. 소송 결과는 소액주주 손을 들어주는 방향으로 나왔지만, 인피니트헬스케어가 항소로 맞서면서 사실상 소액주주의 거버넌스 개선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법원의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한 회사 결정은 소액주주가 요구하는 지배구조 개선 대신 기존의 경영권 방어 수단을 사수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며 "대주주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사측 비용과 자원을 소모하며 법적 공방을 이어가는 모습은 시장에 주주친화적이지 못하다는 신호를 준다"고 평가했다.
인피니트헬스케어는 지난달 28일 정관 변경 무효 소송 1심 패소에 불복해 항소를 제출했다. 1심 판결에는 지난해 6월 임시주주총회에서 결의된 감사 자격요건 강화 내용의 정관 변경 결의를 무효로 판단하고, 주주 의결권 침해 책임을 인정해 당시 주주총회 의장이었던 이원용 공동대표에게 원고 보유 주식 1주당 30원의 기준으로 산정한 위자료 지급 책임도 인정했다. 소송비용 60%도 인피니트헬스케어 측이 부담하도록 했다.
"1심 항소, 사법 리스크 가중" 주주가치 훼손 비판도
인피니트헬스케어의 1심 항소는 대표적인 저평가 요인으로 꼽히는 사법 리스크를 가중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피니트헬스케어는 지난달 28일 항소한 정관 변경 무효 소송 외에도 3건의 소송에 연루돼 있다. ▲경영자문수수료 관련 손해배상청구 ▲홍기태 회장 해임 관련 소송 ▲김동욱 전 대표 관련 손해배상청구 등이다. 이 3건은 모두 오는 9~10월 변론이 종결돼 하반기 중으로 판결이 선고될 예정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인피니트헬스케어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모회사 솔본에 지급한 163억원 규모 경영자문수수료가 적법한지 여부와, 지난해 거래정지까지 감수하면서까지 김동욱 전 대표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점이 정당했는지 등이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너 일가의 거버넌스 개선 향방에 기준점을 제시하는 판결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판결이 사측에 불리한 방향으로 나올 경우 인피니트헬스케어 기업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법원은 정관 변경 결의 무효 확인 소송에서 소액주주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이며, 이원용 대표가 주주총회 의장으로서 전자위임장 효력을 일괄 부인한 행위가 권한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소액주주 측 전자위임장 효력을 정당한 이유 없이 일괄 부인했다는 이유에서다. 소를 제기한 원고에게 주식 1주당 30원을 곱한 위자료 약 330만원을 지급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판결문에는 당시 인피니트헬스케어 측이 전자위임장을 반영한 위임장 집계현황을 작성한 뒤, 해당 위임장을 모두 제외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집계 결과를 제시한 경위가 담겨 있다.
홍 회장 특관자 키네마스터, 모회사 솔본 지분 지속 매입
홍 회장 측 특별관계자가 올 들어 모회사 솔본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하는 흐름도 소액주주의 거버넌스 개선 요구와 배치된다. 7월 20일 기준 홍기태 회장과 이혜숙 부회장의 솔본 지분은 각각 15.82%, 15.79%로 변동이 없다. 대신 홍 회장 특관자로서 5월 12일 솔본 공시에 새롭게 등장한 키네마스터는 솔본 지분이 0.90%(24만7469주)에서 7월 20일 5.67%(154만9915주)로 4.77%포인트 증가했다.
2011년 코스닥에 상장한 키네마스터는 3월 말 기준 홍기태 회장과 이혜숙 부회장이 인피니트헬스케어와 동일하게 각각 대표·회장, 부회장을 맡고 있는 동영상편집 애플리케이션 제작 기업이다. 인피니트헬스케어 모회사 솔본이 보통주 432만765주(30.54%)를 보유하고 있다. 이사회 의장은 홍기태 회장으로, 인피니트헬스케어와 마찬가지로 박우칠 전 메디웨어 대표가 감사를 맡고 있다. 별도의 감사위원회는 두지 않았다. 홍 회장의 아내·자녀인 이혜숙 부회장·홍수현 사내이사는 지난 3월 3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됐다.
해외 ETF 투자 · 임원 보수 역시 현재진행형
정관 삭제, 공동대표 해임 등 거버넌스 이슈의 도화선이 됐던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도 아직 정리하지 않았다. 3월 말 장부가 기준 해외ETF 투자금은 약 1703억원으로, 2020년 174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1081억원으로 늘어난 결과다. 1703억원은 3월 말 인피니트헬스케어 자산총계 2618억원의 65.05%에 달한다. 지난해 6월 홍기태 회장은 2014년부터 공동 경영을 해왔던 김 전 대표가 해외 ETF 매매 등 경영 방침에서 이견을 보인다는 이유로 정관의 경영권 방어 조항을 삭제한 후 해임했다.
논란이 됐던 경영진 보수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업계는 연 급여가 5억원을 넘는 등기이사는 세부 내역을 공시해야 하는 상법을 들어, 인피니트헬스케어 경영진이 사업보고서 등 공식 서류에 '4억9999만원' 등 5억원을 넘지 않도록 급여를 기재해 왔다고 보고 있다. 소액주주 측은 "홍기태 회장과 이혜숙 부회장은 현재까지 각각 5억원 넘는 보수를 받고 있으며, 홍수현 사내이사의 보수도 2억원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1998년생인 홍수현 이사는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 얼굴을 모르는 직원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피니트헬스케어는 지난해 6월 임시주총에서 분기배당을 결의한 후 같은해 9월 최초로 실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소액주주 측 의견을 받아들여 최대주주인 솔본과의 경영 자문 계약을 해지하고 기존에 지급한 자문료를 전액 돌려받기로 했다. <녹색경제신문>은 다른 소송이 진행되는 가운데 정관 변경 무효 판결에 항소한 이유와, 키네마스터가 솔본 지분을 늘리는 배경 등에 대해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민보영 기자 re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