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현대차證 7% 증가에 그쳐...2위에서 4위로 '뚝'
DB 중심 구조에 발목...DC·IRP 확대 효과 제한적
상담부터 플랫폼까지...하반기 퇴직연금 경쟁력 재정비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증권사 퇴직연금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현대차증권이 주요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한 자릿수 증가율에 머물며 퇴직연금 적립금 순위가 지난해 2위에서 올해 4위로 내려앉았다.
증권사들이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중심으로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는 동안 현대차증권은 현대차그룹 계열사를 기반으로 한 확정급여형(DB) 중심 사업 구조에 머물렀고, 개인 고객 기반 경쟁에서도 상대적으로 뒤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현대차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19조135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조9321억원보다 6.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주요 증권사들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미래에셋증권은 61.9%, 삼성증권은 62.6%, 한국투자증권은 50.3%, NH투자증권은 43.4%, KB증권은 41.6%, 신한투자증권은 41.2% 증가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업계 2위였던 퇴직연금 적립금 순위가 올해는 삼성증권(17조2783억원→28조919억원)과 한국투자증권(17조5647억원→26조4044억원)에 밀리며 4위로 내려왔다.
순위가 뒤바뀐 배경에는 DC와 개인형 IRP 시장 확대가 있었다. 삼성증권의 DC 적립금은 지난해 5조6945억원에서 올해 11조3037억원으로 98.5% 증가했고, 개인형 IRP는 7조4544억원에서 12조8047억원으로 71.8% 늘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DC 적립금이 4조3740억원에서 7조9469억원으로 81.7%, 개인형 IRP는 5조8454억원에서 10조8312억원으로 85.3%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차증권은 DC와 개인형 IRP 적립금이 늘었음에도 전체 퇴직연금 구조는 여전히 DB 중심에 머물렀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를 기반으로 한 DB 적립금은 2025년 2분기 15조3158억원에서 올해 15조5326억원으로 1.4%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전체 퇴직연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81%에 달했다. 지난해 85%에서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DC 적립금은 5753억원에서 1조730억원으로 86.5% 증가했고, 개인형 IRP도 2조410억원에서 2조5297억원으로 23.9% 늘었지만 절대 규모가 크지 않아 전체 사업 구조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업계에서는 최근 퇴직연금 시장의 성장축이 기업 중심의 DB에서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DC와 개인형 IRP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가입자의 투자 선택권이 확대되면서 WM 고객 기반과 장기 수익률, 상품 경쟁력, 디지털 플랫폼이 사업자 선택의 핵심 경쟁 요소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DC 및 IRP 가입자를 중심으로 증권업권으로의 퇴직연금 자금 이동이 빠르게 확대되는 과정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개인 고객 기반이 강한 대형 증권사로 신규 적립금이 집중된 영향이 컸다"며 "특히 대기업의 경영성과급 확대에 따라 발생한 DC 적립금 역시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유입되면서 당사의 적립금 증가율과 시장 순위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현대차증권은 뒤처진 개인형 퇴직연금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조직과 플랫폼을 동시에 손질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하반기부터 DC 가입자 전담 상담조직을 신설해 가입자 문의에 보다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영업점 PB와 가입자를 1대1로 매칭하는 관리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비대면으로 개인형 IRP에 가입한 고객도 희망할 경우 영업점에서 상담과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한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낸다.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계기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전면 개편해 상품 조회와 매매 절차를 간소화하고 추천 상품과 모델 포트폴리오를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사용자 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2027년에는 적립식 ETF 자동매수와 모델포트폴리오 일괄매수 기능을 도입하고 AI 기반 맞춤형 투자 컨설팅과 AI PB 서비스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방침이다.
정수진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