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리금 비보장 적립금 102% 급증...전체 적립금 내 비중도 8.9%→16.5%
시중은행 전환 후 IRP 기업뱅킹 개편 등 경쟁력 강화
그러나 적립금 증가율 8.7%에 그쳐...11개 은행 중 10위
지역 기반 은행 중 유일하게 10% 하회...전국 단위 고객 확보 과제로 부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iM뱅크(옛 DGB대구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올 상반기 말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전환 이후 개인형 퇴직연금(IRP) 고객 유치와 관련 서비스 고도화를 이어온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적립금 증가율이 은행권 전체 증가율의 절반에도 못 미친 만큼 상품·서비스 개선을 본격적인 외형 성장으로 연결하는 일이 과제로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녹색경제신문>이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을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말 iM뱅크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3조6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조8189억원) 대비 8.7%(2456억원) 증가한 규모로, iM뱅크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3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퇴직연금 제도별로 보면 같은 기간 확정급여형(DB) 적립금은 1조2651억원에서 1조2962억원으로 311억원(2.5%) 늘었다. 확정기여형(DC)은 1조933억원에서 1조2234억원으로 1301억원(11.9%), IRP는 4605억원에서 5449억원으로 844억원(18.3%) 각각 증가했다.
상품 중에서는 원리금 비보장 상품이 적립금 확대를 주도했다. iM뱅크의 올 상반기 말 원리금 비보장 적립금은 5064억원으로 전년 동기(2507억원)보다 102.0%(2557억원) 증가했으며, 전체 적립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9%에서 16.5%로 7.6%포인트(p) 상승했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으로는 iM뱅크가 2024년 5월 시중은행 전환 이후 이어온 퇴직연금 경쟁력 강화 행보가 꼽힌다. 일례로 iM뱅크는 같은 해 6월 신규·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IRP 고객 이벤트를 실시했으며, 11월에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에 맞춰 관련 서비스를 개시했다.
아울러 iM뱅크는 2022년 퇴직연금 상장지수펀드(ETF) 판매를 시작한 이래 수익증권과 ETF 상품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으며, 올해 4월에는 퇴직연금 기업뱅킹도 전면 개편했다. 계약 이전 등 기존에 영업점을 방문해야 했던 업무를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사전 재정검증과 가입자 교육자료 출력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 개인 고객을 넘어 기업 고객의 퇴직연금 업무 편의성과 접근성까지 높이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iM뱅크 입장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은 상품·서비스 개선에도 불구하고 적립금 성장세가 타 은행보다 더뎠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은행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35조5616억원에서 281조5105억원으로 19.5%(45조9489억원) 증가했다. iM뱅크의 증가율(8.7%)이 은행권 전체 증가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던 셈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iM뱅크의 적립금 증가율은 이 기간 전체 11개 은행 가운데 10위에 그쳤다. iM뱅크보다 순위가 낮은 곳은 적립금이 2.4% 줄어든 한국산업은행(8조4260억원→8조2266억원)뿐이다. 달리 말하면 적립금이 증가한 10개 은행 중에서는 iM뱅크의 증가율이 최하위였다는 얘기다.
특히 iM뱅크는 '체급이 유사한' 다른 은행과의 경쟁에서도 크게 밀렸다. 공시상 퇴직연금 적립금이 확인된 4개 지역 기반 은행(부산·경남·광주·iM) 중 같은 기간 적립금 증가율이 10%를 밑돈 곳은 iM뱅크가 유일하다. iM뱅크의 증가율 부진이 비교 범위를 지방은행권으로 축소해도 두드러진다는 뜻이다.
여기에 iM뱅크는 퇴직연금 제도별로도 모두 은행권 전체 증가율을 하회했다. 같은 기간 은행권 전체의 제도별 적립금 증가율은 DB형 6.6%, DC형 21.5%, IRP 34.7%였다. iM뱅크의 제도별 적립금 증가율과 비교하면 최소 4.1%p에서 최대 16.4%p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기존 계약의 이동이 더딘 데다 DB·DC형은 사업장 단위 계약이 적립금 규모에 미치는 영향이 커 상품이나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만으로 외형이 곧바로 확대되기는 어렵다"며 "iM뱅크로서는 기존 대구·경북권을 넘어 전국 단위 기업 고객을 새로 확보하고 급여이체·퇴직금 수령 고객을 IRP로 연결하는 영업력을 강화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iM뱅크 관계자는 "증시 활황으로 증권사 선호도가 높아지며 고객 이탈이 점진적으로 늘어난 데다 DB형에서 DC형으로의 전환에 따라 근로자의 금융회사 선택권이 확대된 점, 대구·경북 지역의 경기 부진으로 임금 상승률이 둔화되고 신규 가입이 줄어든 점 등이 적립금 성장세에 영향을 미쳤다"며 "앞으로 수도권 영업을 강화하고 대구·경북 고객 대상 맞춤형 대면 컨설팅을 실시하는 한편 투자형 상품 라인업 확충과 개인 모바일뱅킹 고도화를 통해 퇴직연금 고객 기반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