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P 2조177억원 늘며 전체 증가분의 53% 차지...DC·IRP가 외형 성장 견인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중심으로 퇴직연금 적립금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올해 2분기 전체 퇴직연금 증가액의 절반 이상이 IRP에서 발생하면서 법인 중심의 확정급여형(DB)보다 개인 고객을 기반으로 한 리테일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진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2분기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26조4044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말 22조5945억원과 비교해 석 달 만에 3조8099억원 증가했다.
성장을 이끈 것은 IRP다. 한국투자증권의 IRP 적립금은 1분기 8조8135억원에서 2분기 10조8312억원으로 2조177억원 늘었다. 전체 퇴직연금 증가액의 53.0%에 해당한다. 분기 증가율은 22.9%에 달한다.
확정기여형(DC) 적립금도 같은 기간 6조1284억원에서 7조9469억원으로 1조8185억원 증가했다. 반면 DB 적립금은 7조6526억원에서 7조6263억원으로 263억원 줄었다. 회사가 운용 책임을 지는 DB보다 근로자가 직접 상품을 선택하는 DC와 IRP가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 성장을 사실상 전부 견인한 셈이다.
1년 단위로 보면 IRP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지난해 2분기 말 5조8454억원이었던 IRP 적립금은 1년 만에 8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의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율은 50.3%로, IRP 증가 속도가 전체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IRP 증가분이 대부분 원리금비보장 상품에서 발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국투자증권의 IRP 원리금비보장 적립금은 1분기 5조9425억원에서 2분기 8조196억원으로 2조771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예금성·시장성 원리금보장 상품은 총 595억원 감소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리테일 고객의 신규·이전 자금 유입에 증시 상승에 따른 실적배당형 상품의 평가액 확대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서비스 측면에서도 투자형 연금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ETF 적립식 자동매수 기능과 함께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고객의 투자 성향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운용하는 IRP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를 도입했다.
디폴트옵션 운용 성과도 리테일 고객 확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디폴트옵션 ‘적극투자형 BF1’은 2025년 4분기 기준 연간 수익률 26.62%를 기록해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포트폴리오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당시 적극투자형 전체 포트폴리오 평균 수익률은 14.93%였다.
다만 삼성증권과의 순위 경쟁에서는 거리가 다소 벌어졌다. 삼성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1분기 23조2681억원에서 2분기 28조919억원으로 4조8238억원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보다 분기 증가액이 1조139억원 많았다.
삼성증권의 IRP 적립금은 같은 기간 10조3997억원에서 12조8047억원으로 2조4050억원 늘었다. DC 적립금도 8조7760억원에서 11조3037억원으로 2조5277억원 증가해 한국투자증권의 DC 증가액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적립금 격차는 1분기 6736억원에서 2분기 1조6875억원으로 확대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는 신규 자금 유입과 함께 증시 상승에 따른 실적배당형 상품의 평가이익이 반영된 결과”라며 “향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단순한 외형보다 안정적인 수익률과 고객 유지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