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회장 은행장 시절 추진한 비금융 플랫폼...지난해 은행 부수업무 편입
입점 소상공인 대상 이차보전대출 누적 608억원...전국으로 지원 확대
주문·매출 등 플랫폼 데이터 신용평가에 반영...소상공인 금융 접근성 보완
은행권 "비금융 플랫폼 실험 중 성과 뚜렷"...리스크 관리·지원 지속성은 과제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신한은행장 시절부터 공을 들인 배달앱 '땡겨요'가 소상공인 금융지원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낮은 수수료를 앞세워 가맹점 기반을 넓힌 데 이어, 최근에는 입점 소상공인의 자금 부담을 낮추고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역할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11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4월 말 기준 땡겨요의 회원 수는 882만명, 가맹점 수는 약 33만7000개로 각각 집계됐다. 땡겨요는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를 포함해 전국 57개 지역과 협력하며 공공배달과 지역 상권을 잇고 있다.
땡겨요는 신한은행을 대표하는 비금융 플랫폼 사업으로 꼽힌다. 진 회장이 신한은행장으로 재임하던 시기 추진됐으며, 2020년 12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뒤 사업이 본격화됐다. 이후 2021년 12월 베타서비스를 거쳐 2022년 1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제도적 안정성도 높아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5월 신한은행의 음식 주문중개 플랫폼 서비스를 은행 부수업무로 공고했다. 이에 따라 땡겨요는 한시적인 혁신금융서비스 실험을 넘어 은행이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부수업무 영역에 포함됐다.
땡겨요는 외형 확대를 바탕으로 입점 소상공인 대상 자금 지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은행은 땡겨요 가맹 사업자를 위한 이차보전대출을 운영하며 배달앱 기반의 상생금융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배달앱을 통해 확보한 소상공인 기반이 은행의 여신, 보증기관 협력, 지자체 이자 지원과 연결되는 구조다. 땡겨요 이차보전대출의 누적 취급액은 지난 4월 말 기준 608억2000만원, 취급 건수는 1240건에 달한다.
서울 지역에서는 서울신용보증재단과 신한은행의 협약을 바탕으로 200억원 규모 특별보증 전용자금인 '서울배달상생자금'도 마련됐다. 지원 대상은 서울 소재 음식점 가운데 땡겨요 앱을 통한 매출 실적이 3건 이상이고 '서울배달 상생 인증'을 받은 사업자다.
지역별 지원 역시 확대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 '서울배달+땡겨요' 가맹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한 뒤 부산, 충남, 대전 등으로 땡겨요 입점 소상공인 대상 지원을 넓혔다. 부산에서는 200억원 규모, 천안을 포함한 충남에서는 93억원 규모 지원이 진행됐고, 대전에서는 45억원 규모 프로그램이 시행됐다.
눈에 띄는 대목은 땡겨요를 통한 금융지원이 플랫폼 데이터와 결합되고 있다는 점이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이차보전대출에는 땡겨요 플랫폼의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 모델이 적용됐다. 주문, 매출, 영업 지속성 등 배달앱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신용평가에 반영해 기존 금융정보만으로 평가가 어려운 소상공인의 금융 접근성을 보완하겠다는 게 신한은행의 취지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초기에는 은행이 왜 배달앱을 하느냐는 반응이 적지 않았지만, 지금은 낮은 수수료와 지자체 협력으로 쌓은 가맹점 기반이 소상공인 대출과 보증으로 이어지면서 평가가 달라지는 분위기"라며 "현 시점에서는 땡겨요를 은행권 비금융 플랫폼 실험 가운데 가장 성과가 뚜렷한 사례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금융 플랫폼이 오래 가려면 이용자 수보다 결국 본업과 어떻게 맞물리느냐가 중요한데, 땡겨요는 그 연결고리를 어느 정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업계에서는 땡겨요가 소상공인 금융지원 플랫폼으로 안착하려면 리스크 관리와 정책성 지원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챙겨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배달앱에서 발생하는 주문·매출 데이터는 업종별 계절성이나 경기 변동에 따라 흔들릴 수 있고, 이차보전대출과 특별보증 역시 지자체 예산과 보증기관의 보증 여력에 따라 공급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배달앱 데이터는 주문·매출 수치만 볼 것이 아니라 계절성, 프로모션 효과, 영업 지속성 등을 함께 따져야 실제 상환 능력을 정교하게 평가할 수 있다"며 "이차보전대출과 특별보증도 지자체·보증기관·은행의 역할이 맞물리는 구조인 만큼 지역별 재원 여건에 따라 지원 규모가 달라질 수 있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