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회' 다짐했던 정진완 우리은행장, 서울시금고 탈환도 실패 '절치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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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회' 다짐했던 정진완 우리은행장, 서울시금고 탈환도 실패 '절치부심'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6.05.26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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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년 연속 역성장…3대 은행과 순이익 격차, 우리은행 1분기 실적 전체 웃돌아
서울시금고 탈환·격차 축소 모두 미완…4대 은행장 중 유일한 역성장에 연임도 안갯속
정진완 우리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2026년은 경쟁 은행과 격차를 좁힐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한 말이다. 임기 마지막 해를 맞아 절박함을 드러낸 이 한마디가 1분기 성적표와 서울시금고 탈환 실패 앞에서 동시에 무색해졌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2026년 1분기 당기순이익은 53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감소했다. KB국민·신한·하나·NH농협 등 나머지 4개 시중은행이 모두 순이익을 늘린 것과 대조적이다. 5대 시중은행 중 순이익이 줄어든 곳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보다도 순이익 감소폭이 컸다.

수치를 들여다보면 격차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신한은행 1분기 순이익은 1조1571억원, 하나은행은 1조1081억원, KB국민은행은 1조873억원이었다. 우리은행(5312억원)과의 차이는 각각 6259억원, 5769억원, 5561억원에 달한다. 이 격차가 우리은행 1분기 순이익(5312억원) 전체를 웃도는 수준이다. 설상가상으로 NH농협은행에도 분기 순이익이 역전당하며 사실상 시중은행 5위로 밀려났다.

연간 실적으로 넓혀봐도 흐름은 같다. 정 행장이 취임한 첫해인 2025년 우리은행 당기순이익은 2조5821억원으로 2024년 대비 15.3% 감소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21.4%, 하나은행은 11.7% 각각 증가했고 신한은행도 2.2% 늘었다. 하나은행과의 격차는 2023년 9615억원에서 2024년 3094억원으로 좁혀지는 듯했지만 2025년 1조1409억원으로 다시 크게 벌어졌다. 취임 이후 2년 연속 역성장이 이어진 셈이다.

우리은행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일회성 비용을 내세운다. 1분기에 희망퇴직 비용이 반영됐고, 인도네시아 법인 소다라은행에서 1380억원의 충당금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시각이 많다. 하나은행도 이번 분기 희망퇴직 비용을 반영했지만 순이익이 11.2% 늘었고, KB국민은행도 홍콩 ELS 관련 과징금 충당금을 반영하고도 7.3% 증가했다. 같은 조건에서 경쟁 은행들은 늘었는데 우리은행만 줄었다는 점에서 일회성 요인만으로 실적 부진을 설명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실적 부진에 더해 상징적인 자존심 싸움에서도 또 한 번 고배를 마셨다. 12일 서울시 금고지정위원회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서울시 1·2금고 운영 은행으로 신한은행을 선정했다. 우리은행은 1915년 경성부금고 시절부터 100년 넘게 서울시금고를 운영해 오다 2019년 신한은행에 1금고를 처음 내줬고, 2023년엔 2금고마저 빼앗겼다. 정 행장은 올해 반드시 서울시금고를 탈환하겠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그룹 내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렸지만 이번에도 신한은행의 벽을 넘지 못했다. 51조원 규모 서울시 예산을 관리하는 상징적인 자리를 세 번째로 빼앗긴 것이다.

물론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CET1(보통주자본)비율은 14.9%로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전분기 대비 개선됐다. 하반기 소다라은행 충당금 부담이 완화되면 실적 반등의 여지도 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AI 기반 비용 효율화, 티켓 예매 플랫폼 '투더문' 출시, CU·다이소·메가커피 등과의 제휴 확대 등 다양한 신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많지 않다. 4대 은행장 임기가 모두 올해 만료되는 가운데 정 행장도 연임 여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취임 이후 2년 연속 역성장에 서울시금고 탈환 실패까지 겹쳤다. 이익 창출력의 구조적 격차를 메우지 못하는 한 "마지막 기회"를 살렸다는 평가를 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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