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육류·물류비·환율 부담 누적…업계 “흡수 한계”
가성비 브랜드마저 인상 행렬…서민 체감 물가 더 커진다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고물가 시대 소비자들의 선택지로 꼽히던 저가 커피와 가성비 외식 브랜드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원두와 육류 등 원재료 가격 상승에 물류비와 인건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이 더 이상 비용을 자체 흡수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소비자를 끌어모았던 브랜드들마저 가격 조정에 나서면서 식음료 업계 전반에 인상 기조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가격 인상 움직임은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이달 19일부터 할메가커피, 왕할메가커피, 할메가미숫커피 등 일부 인기 메뉴 가격을 각각 200원씩 인상한다. 대표 메뉴인 할메가커피는 2100원에서 2300원으로 오른다. 기본 아메리카노 가격은 유지했지만 원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메뉴부터 조정에 나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상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저가 커피 브랜드의 핵심 경쟁력은 가격인 만큼 수백 원의 인상도 소비자 반응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더벤티와 바나프레소, 이디야커피, 커피빈 등도 일부 메뉴나 제품 가격을 조정하며 원가 부담을 반영하고 있다.
외식업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더본코리아는 롤링파스타와 새마을식당, 역전우동, 미정국수 등 11개 브랜드의 일부 메뉴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롯데리아도 주요 버거 가격을 올렸으며, 앞서 맥도날드와 버거킹, KFC 등 주요 버거 프랜차이즈들도 가격 조정을 단행했다.
가격 인상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비용 상승이 자리 잡고 있다. 커피 업계는 국제 원두 가격 상승과 환율 부담이 이어지고 있고, 외식업계는 육류와 식재료 가격 상승에 물류비와 인건비 증가가 더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중동 지역 정세 불안까지 겹치면서 원자재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업계는 단순히 특정 원재료 한 가지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한다. 원두와 우유, 설탕, 육류, 밀가루 등 주요 식재료 가격이 전방위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포장재와 물류비, 인건비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눈에 띄는 점은 가격 인상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대표 메뉴 가격을 한 번에 올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메뉴만 선별적으로 인상하거나, 가격은 유지한 채 용량을 조정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실제 일부 외식 브랜드는 메뉴 가격 대신 중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원가 부담을 조절하고 있다.
한편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하반기에도 가격 인상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소비 위축 우려로 가격 조정을 미뤄왔지만 누적된 비용 부담이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소비자들이 경기 침체 속에서 찾던 '가성비'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저렴한 커피와 한 끼 식사가 물가 부담을 피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졌지만, 원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되면서 식음료 업계 전반이 가격 인상을 피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기업들이 수년간 원가 상승분 상당 부분을 자체 흡수해왔지만 최근에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당분간은 일부 메뉴 중심의 점진적인 가격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