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16종 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열풍 속 경고음도… “쏠림·변동성 확대 우려”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시장의 양대 엔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본격 출격한다. 코스피지수는 오늘 오후 전 거래일 대비 584.8포인트 오른 7793.65에 안착했으며, 삼성전자 노사 갈등까지 극적으로 봉합되면서 시장의 시선은 다시 ‘반도체 랠리’로 쏠리는 분위기다.
2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 밤늦게까지 이어진 마라톤 협상 끝에 임금 인상안과 복지 제도 개선안에 최종 합의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사측이 제시한 수정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으며, 이에 따라 창사 이래 첫 파업 가능성도 사실상 해소됐다.
그동안 시장이 가장 우려했던 생산 차질 리스크가 제거되면서 외국인 투자심리도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장 초반부터 삼성전자를 대거 순매수하며 수급 반전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이번 노사 합의를 두고 “코스피 상승장의 최대 불확실성 하나가 제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오는 27일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8곳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을 동시에 상장한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비롯해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등 주요 운용사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고위험 상품 투자자 사전 교육 이수자만 이미 8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출시 초기부터 대규모 자금 유입이 이뤄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파업 리스크 해소 직후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기존 반도체 대장주 상승 흐름에 레버리지 상품 특유의 공격적인 수급까지 더해질 경우 코스피 7500선 지지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주가 흐름도 강세다. 21일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7.88% 오른 29만7750원에 거래되며 강한 반등세를 나타냈다. SK하이닉스 역시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 주도권 기대감 속에 11% 급등한 193만7000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거래대금 증가와 함께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 운용사 ETF 순자산(AUM) 증가 효과도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내 3대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개선됐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이 최종 단계에 진입했다고 언급한 데다 다수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국제유가(WTI)가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또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미국 반도체 업종이 강세를 보이며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가 4.5% 상승했고, 엔비디아 역시 매출 816억달러·매출총이익률(GPM) 75%의 호실적을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강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는 파업 직전 극적으로 타결된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투자심리를 자극하며 삼성전자가 6.9% 급등했고, 삼성생명(13.1%)과 삼성물산(9.7%) 등 그룹주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SK하이닉스(9.3%), 현대차(7.8%)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전반이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피가 장중 7600선을 돌파했고, 프로그램 매수 호조에 따라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고 덧붙였다.
운용사 간 점유율 경쟁 역시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양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지만, 이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경쟁이 중위권 판도 변화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특히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은 신규 자금 유입을 통해 상반기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과도한 낙관론에 대한 경계론도 나온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 변동폭을 2배로 증폭시키는 구조인 만큼, 주가 방향이 예상과 반대로 움직일 경우 투자 손실 역시 급격히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특정 종목에 자금이 과도하게 집중될 경우 시장 전체 변동성을 키우는 이른바 ‘웩더독(Wag the dog)’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레버리지 ETF 흥행 여부가 결국 운용사들의 유동성 공급(LP) 역량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일반 지수형 ETF보다 장중 변동성이 훨씬 큰 만큼, 안정적인 호가 제공과 거래 인프라 구축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실현되지 않은 기대 수익만 바라보기보다는 반도체 업황, 외국인 수급, 기업 실적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교한 자산 배분 전략이 중요하다”며 “이번 레버리지 ETF 출시는 국내 ETF 시장이 양적 성장 단계를 넘어 질적 경쟁 시대로 진입했다는 상징적 사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