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주도주 향방에 기관·외국인 공방 가열
외국인 10거래일 연속 ‘팔자’ 기조 속 환율 압박↑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코스피가 8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외국인의 강한 매도세가 맞물리며 방향성 탐색 국면에 진입한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추가 상승 기대와 고점 경계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0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코스피는 외국인의 10거래일 연속 순매도 속에 치열한 수급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9일에는 장중 변동폭이 5%를 웃도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오후 3시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6.75포인트(1.06%) 하락한 7194.91을 기록했다. 시장 변동성의 중심에는 국내 증시를 이끄는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자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7만5000원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단기 급등 부담을 소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SK하이닉스 역시 17만5300원대에서 기관 매수와 외국인 매도가 맞서며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가장 큰 우려 요인은 외국인 자금 이탈 조짐이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를 이어가며 지수 상승에 제동을 걸고 있다. 외국인 통합계좌 도입과 옴니버스 서비스 론칭 이후 유입됐던 글로벌 자금 일부가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외국인은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자금을 빠르게 회수하는 분위기다. 최근 10거래일 동안 SK하이닉스를 20조115억원어치 순매도했으며, 삼성전자 역시 18조8345억원 규모의 매도 우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파업 이슈와 함께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피크아웃(정점 통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고점을 지나고 있다는 우려 역시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다만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순매도를 보이는 것은 자산배분 관점에서 기계적인 리밸런싱이라 고 판단한다"면서 "해외 펀드들도 한국 증시와 반도체 업종의 강세로 인해 특 정 국가, 업종에 대한 리밸런싱 차원에서 코스피에 대한 기계적인 순매도가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글로벌 유가와 금리 방향성 에 주목해야 한다"며 "코스피 과열 시그널이 완화되고, 매크로 환경이 개선될 경우 지난 4월처럼 외국인의 순매수가 재차 확대될 수 있음을 염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환율 부담 역시 외국인 수급 악화의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13원대까지 치솟으며 외국인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 이탈이 원화 약세를 심화시키고, 환율 상승이 다시 외국인 매도를 자극하는 악순환 구조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코스피의 8000선 안착 여부는 하반기 금리 인하 경로와 외국인 수급 회복 시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거래일 연속 이어진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고 환율이 안정세를 되찾는다면 코스피 8000선은 단순한 기대가 아닌 현실적인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조정 국면을 두고 시각이 엇갈린다. 일부는 코스피 1만 시대 진입을 위한 건강한 숨고르기 과정으로 평가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수급 불안이 본격적인 고점 신호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나타난 수급과 변동성 지표가 향후 한국 자본시장의 체력을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단순한 지수 상승 경쟁을 넘어 안정적인 수급 구조와 제도 혁신이 병행될 때 비로소 ‘코스피 8000 시대’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