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형사는 사상 최대, 중소형사는 생존 고민…벌어지는 증권가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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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형사는 사상 최대, 중소형사는 생존 고민…벌어지는 증권가 격차
  • 정수진 기자
  • 승인 2026.05.20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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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1조·대형사 질주…거래대금 급증에 실적 랠리
한화·iM은 실적 감소…"시장 좋아도 돈은 대형사로"
외국인통합계좌·발행어음 경쟁…대형사 쏠림 심화
"다음 조정장 버틸 체력 있나"…중소형사 선택과 집중 시점
여의도 증권가.
여의도 증권가.

코스피 상승 랠리와 거래대금 급증으로 증권업계가 '축제 분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주요 대형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성적표를 받아들였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분기 순이익 1조원을 돌파했고,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KB증권 등도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부문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두 배에서 세 배 수준의 이익 성장세를 나타냈습니다. 국내외 거래 확대에 따른 수수료 증가와 자기자본 투자 수익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특히 2분기 들어 코스피 변동성이 확대되며 거래대금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리테일 고객 기반과 전산 경쟁력을 갖춘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브로커리지 수익 개선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하지만 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도 웃지 못한 곳들이 있습니다.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은 증시 호황에도 실적 감소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WM 부문 흑자에도 IB 부문 손실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7.1% 감소했고, iM증권 역시 부동산금융 부담과 충당금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27.1% 줄었습니다. 시장이 좋으면 업계 전체가 함께 웃는다는 과거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현장에서는 이미 체감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대금이 늘어도 신규 고객과 자금은 결국 시스템과 브랜드 경쟁력을 갖춘 대형사로 쏠린다"며 "예전처럼 시장 거래 증가가 중소형사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최근 증권업계 경쟁 구도를 보면 대형사 중심 쏠림 현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외국인통합계좌(Omnibus Account) 서비스 확대와 발행어음 사업 경쟁, 해외주식·연금 사업 강화 등 새로운 수익 기반은 대부분 대형사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습니다. 자본력과 전산 인프라, 브랜드 경쟁력이 결국 실적 격차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여전히 일부 기업금융(IB)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심 사업 구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입니다. 최근 코스피는 장중 8000선을 돌파한 이후 급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거래대금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상승장보다는 변동성 확대 과정에서 나타나는 측면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업계에서는 1분기와 같은 폭발적인 실적 성장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증시 상승세가 둔화될 경우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 폭 역시 제한될 수밖에 없는 데다 기업공개(IPO)·주식자본시장(ECM) 시장 회복도 기대만큼 빠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자본력과 사업 포트폴리오 차이가 실적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내부에서는 "다음 조정장에서 체력 차이가 더 선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결국 중소형 증권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자신만의 수익 구조를 만드는 일입니다. 한화투자증권이 자산관리(WM) 중심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정부 정책 방향에 맞춘 IB 다각화를 추진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증시가 오르면 증권업계 전체가 함께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이 좋아질수록 오히려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몸집을 키운 대형사들은 새로운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반면, 중소형사들은 제한된 자본 안에서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에 집중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지금 증권업계의 진짜 과제는 누가 더 많이 벌었느냐가 아니라, 다음 시장 사이클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를 누가 갖추고 있느냐에 가까워 보입니다.

금융부 정수진 기자

주요 증권사 2026년 1분기 실적.[출처=각 사]
주요 증권사 2026년 1분기 실적.[출처=각 사]

 

정수진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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