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발 중동 운임 급등에도 “실거래 아닌 호가 상승”… “호르무즈는 우회 불가능”
[녹색경제신문 = 한승진 기자]
호르무즈해협 봉쇄 장기화로 중동 향(向) 해상 물류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글로벌 컨테이너 해운업계에서는 ‘중동 시장 증발’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중동 노선 운임은 급등하고 있지만 정작 선박이 목적지까지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중동 시장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다.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선사 선박 26척과 선원 158명이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고립된 상태다. HMM 소속 ‘나무호’ 역시 두바이 인근에서 수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리에 최소 한두 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실제 복귀 여부는 불투명하다.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상하이발 중동 노선 운임은 코로나19 당시 최고치를 넘어설 정도로 급등했다. 하지만 실제 거래는 이루어지지않고 호가 중심으로 가격만 뛰고 있다. 중동 안쪽으로 실질적인 운항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운임료 상승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유가 상승 부담까지 겹치며 선사들의 비용 압박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고립된 선박들은 장기간 운항을 하지 못한 채 비용만 발생하고 있고, 중동 리스크로 오른 유가는 특정 노선이 아니라 전 세계 항로 원가를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원래 공급 과잉으로 하강 국면이 예상됐던 컨테이너 시장에 중동 사태까지 겹치며 부담이 한층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HMM 관계자는 “호르무즈는 세계지도를 펴놓고 봐도 우회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라며 “홍해와 수에즈는 희망봉으로 돌아가는 길이라도 있지만, 호르무즈는 페르시아만 안쪽이 목적지라 돌아서 갈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운임이 오른다고 해도 실제로 갈 수가 없는데 의미가 크지 않다”며 “지금은 중동 시장 자체가 사실상 없어진 상황에 가깝다”고 말했다.
한승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