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신규 자금 유치로 상하이팹 중심 캐파 확장 탄력 예상
[녹색경제신문 = 조영갑 기자] 잠재 중단됐었던 중국 '메모리 공룡' 창신메모리(ChangXin Memory Technologies, CXMT)의 IPO(기업공개)에 파란불이 켜졌다. 창신메모리가 IPO 핵심 재무자료를 업데이트하면서 현지 거래소 규준을 맞췄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 역시 창신메모리의 상장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라 IPO의 초침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창신메모리가 메모리 쇼티지 상황에 대응, 캐파를 확장하며 외부 공급망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자금 조달의 발판이 마련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IPO가 진행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몰리는 수급에도 변동이 올 수 있다.
18일 업계와 현지 소식통 등에 따르면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창신메모리의 과학창업판(科創板) IPO 심사 상태를 '중지'에서 '재개'로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초 상하이증권거래소는 IPO 증권신고서 상 재무자료의 유효기간 만료를 사유로 창신메모리와 관련된 상장 심사를 중단한 바 있다. 상하이증권거래소는 IPO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료의 유효기간이 만료되면 해당 자료의 효력 역시 사라지는 것으로 간주한다. 자료를 업데이트하면 심사가 재개되는 구조다.
창신메모리는 미국의 대중 견제가 격화되된 2016년 '반도체 자립'을 기치로 설립된 중국 주요 메모리 제조사다. 삼성전자를 잡겠다는 목표로 설립됐다. 2022년 월 7만장 캐파 확보에 이어 2023년 12만장, 2024년 20만장까지 덩치를 키우며 글로벌 빅4 메이커로 급성장했다. 30만장 수준의 캐파 확보를 목표로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레거시 D램 뿐만 아니라 HBM 생산능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창신메모리는 현지시간으로 17일 상하이증권거래소에 IPO 상장신청서 상 재무자료의 업데이트를 완료했다. 심사 중단의 핵심사유였던 자료 업데이트를 완료한 만큼 상하이증권거래소의 IPO 심사 재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심사 상태 역시 기존 '중지'에서 '재개'로 변경할 전망이다.
현지 매체에서도 해당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중국 베이징 비즈니스 데일리 등에 따르면 17일 저녁 상하이증권거래소 공식 웹사이트는 창신메모리가 과학창업판에 대한 IPO 자료를 업데이트했다고 공개했다. 업데이트된 해당 재무자료에 따르면 창신메모리는 올 1월부터 3월까지 약 508억 위안(한화 약 11조2146억원) 가량의 영업이익과 약 248억 위안(한화 약 5조4753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대비 719.13% 가량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자료 업데이트로 창신메모리는 4월 초 자료의 기한만료로 인한 심사 중단 조치가 내려진 지 약 한 달 반 만에 리스크를 제거한 모양새다. 다만, 당시 심사중지 조처를 받은 다수의 현지 기업이 창신메모리와 동일한 사유로 심사가 중단된 것을 감안하면 상하이거래소의 행정적 절차에 따른 해프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업데이트만 완료되면 해소될 문제라는 이야기다.
창신메모리는 당초 상반기 내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정식 상장하고, 약 300위안(약 6조 6258억원)을 조달한는 방침이었다. 신규 조달자금 전량을 레거시 D램 캐파 투자와 설비 확장에 투입하는 그림이다.
시선은 신규 자금이 집중적으로 투입될 상하이팹으로 쏠린다. 현재 창신메모리는 중국 허페이와 베이징에 12인치 웨이퍼 공장 3개를 두고 있는데, 핵심 거점인 상하이팹이 완공되면 기존 캐파의 2~3배 가량으로 캐파를 벌크업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점유율을 15% 이상으로 끌어올려 D램 시장 3위인 마이크론의 자리까지 위협할 수 있다. D램 공급가를 좌우할 수 있는 실질적인 플레이어가 됐다는 평가다.
창신메모리가 증시에 안착한다면, 그간 D램 시장의 절대 양강으로 군림하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공급망 및 투자 수급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단적인 예로, 4월 2일 일시 하락세를 보이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창신메모리 심사 중단 소식이 전해진 후 재차 탄력을 받아 4월 2일(17만8400원)에서 8일 21만500원으로 상승한 바 있다. 영업적으로도 당장 레거시 D램의 공급 부족으로 미국 베이스의 세트 제조사들이 창신메모리 측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잠재 고객사를 뺏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격 협상력의 약화도 예상 리스크다.
업계 관계자는 "IPO 심사 단계는 보통 접수-질의응답-중지-심사재개-등록제출 정도로 분류되는데 기존 중지(中止)가 자료 업데이트로 심사재개(恢复审核)로 전환됐다"면서 "이에 따라 IPO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CXMT와 YMTC는 중국 반도체 자립의 핵심 자산이기 때문에 IPO는 물론이고 캐파 확장에서도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고, 결과적으로 한국 IDM 업계에도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창신메모리는 이번 업데이트 자료에서 올 상반기(1~6월) 1100억~1200억 위안(약 24조3000억~26조5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예상한 바 있다. 순이익은 500억~570억 위안(약 11조~12조6000억원) 가량을 제시했다.
조영갑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