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제품·체험형 마케팅 앞세운 프리미엄 시장만 성장
해외 확장·제품 다변화로 생존 전략 재편 가속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국내 주류 시장이 성장 정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업계 전반에 ‘프리미엄 전략’이 핵심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처럼 많이 마시는 소비 방식이 약해진 대신, 소비자들이 맛과 경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시장의 무게중심이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최근 주류 시장은 구조적인 변화에 직면해 있다. 소비 심리 위축과 함께 절주 문화가 확산되면서 전체 출고량은 감소세를 보이고, 회식 중심의 음주 문화 역시 눈에 띄게 약화됐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소주와 맥주 모두 판매량이 줄어들며 시장 전체가 정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주요 업체들의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일부 대형 주류 기업들은 매출과 수익성이 동시에 하락하며 본업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특히 전통적으로 시장을 지탱해 온 소주와 맥주 부문이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기존 사업 구조만으로는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모든 주종이 부진한 것은 아니다. 같은 기간 일부 수입 ‘프리미엄’ 제품군은 오히려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올해 1분기 일본 맥주 수입액은 약 2047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하며 가파른 회복세를 이어갔다. 이는 과거 불매운동 이후 위축됐던 수요가 다시 살아난 것을 넘어, 고급 맥주에 대한 선호가 확산된 결과로 해석된다.
소비 패턴 변화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과거 ‘소맥’ 중심의 대량 소비에서 벗어나, 개인 취향에 맞는 술을 선택해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저도주, 무알코올 제품뿐 아니라 풍미와 스토리를 강조한 고급 주류에 대한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는 양상이다. 가격이 높더라도 만족도가 높다면 지불 의사가 있다는 점이 시장에서 확인되고 있다.
업계는 이에 발맞춰 전략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부 기업은 과일주, 무알코올 맥주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한편, 해외 시장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내수 시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진출을 강화하는 동시에,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춘 제품 개발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경험’을 강조한 마케팅도 강화되는 추세다. 팝업스토어와 체험형 공간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직접 전달하고, 소비자가 제품을 오감으로 경험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단순 판매를 넘어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결국 주류 시장은 ‘양 중심’에서 ‘질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도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가격 경쟁력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맛과 브랜드 스토리, 경험 요소를 결합한 전략이 향후 시장 판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한 주류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이제 소비자들은 단순히 술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가치를 함께 구매하고 있다”며 “프리미엄화와 글로벌 확장이 병행되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