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임대업 대출이 잔액 증가 견인...전체 증가분의 45% 차지
기업대출 내 부동산·임대업 비중 유일하게 상승...부동산·임대업 대출 증가율도 1위
제조업 대출은 소폭 증가에 그쳐...제조업 대출 비중 하락
생산적 금융 정책과 다소 거리감 느껴진다는 평..."올해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가 중요"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광주은행이 주요 지역 거점 은행 중 유일하게 지난해 기업대출에서 부동산·임대업 대출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과 비교한 부동산·임대업 대출 증가율도 가장 높았다. 반면 제조업 대출은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친 데다가 비중도 축소돼, 광주은행의 자금 공급이 생산적 금융의 정책 취지와는 다소 엇박자를 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녹색경제신문>이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광주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6조34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14조7558억원) 대비 10.75%(1조5863억원)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5개 주요 지역 거점 은행(부산·경남·전북·광주은행 및 iM뱅크) 가운데 기업대출이 10% 이상 증가한 곳은 광주은행뿐이다. 경남은행(28조8508억원·5.33%↑)과 부산은행(39조7327억원·2.09%↑)도 기업대출을 늘렸지만 증가율은 광주은행에 미치지 못했으며, 전북은행(10조1028억원·3.97%↓)과 iM뱅크(34조6360억원·0.21%↓)는 오히려 역성장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들이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기업대출을 확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역 경기 부진이 계속되면서 건전성 부담이 눈에 띄게 커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방은행은 지역 중소기업 리스크가 시중은행보다 큰 탓에 경기 둔화 등에 더욱 보수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일부 경우를 제외하면 지방은행권 전반이 건전성과 자본비율 등을 의식해 기업대출 확장 속도를 조절했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광주은행의 기업대출 성장을 견인한 업종은 부동산·임대업이다. 지난해 말 기준 광주은행의 부동산·임대업 대출 잔액은 6조5978억원으로 전년 말(5조8941억원) 대비 11.94%(7037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기업대출 증가분의 약 45%가 이 업종의 몫이었다는 얘기다. 지난해 5개 주요 지역 거점 은행 중 부동산·임대업 대출을 10% 이상 늘린 곳도 광주은행뿐이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광주은행의 기업대출에서 부동산·임대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9.94%에서 40.37%로 0.43%포인트(p) 올랐다. 다른 4개 은행의 해당 비중이 적게는 0.3%p에서 많게는 2.9%p까지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부동산·임대업 대출과 달리 제조업 대출은 소폭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광주은행의 제조업 대출 잔액은 1조4045억원으로 전년 말(1조3637억원) 대비 2.99%(408억원) 늘었다. 부동산·임대업 대출과 비교하면 제조업 대출 증가율은 4분의 1 수준에 그쳤던 셈이다.
이처럼 타업종 대출이 제조업 대출보다 크게 불어나면서 제조업 대출 비중도 자연스럽게 하락했다. 지난해 말 기준 광주은행의 기업대출 내 제조업 대출 비중은 8.59%로 전년 말(9.24%) 대비 0.65%p 떨어졌다. 이 기간 5개 주요 지역 거점 은행 가운데 제조업 대출 비중은 줄고 부동산·임대업 대출 비중은 늘어난 곳은 광주은행이 유일하다.
업계 일각에서는 광주은행의 이 같은 기업대출 확대 양상이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생산적 금융의 방점이 금융권 자금을 부동산·임대업과 같은 비생산적 분야에만 머물게 두지 않고, 제조업을 포함한 혁신·중소기업 및 전략산업 등 실물경제로 돌려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자는 데 찍혀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대출 내 제조업 비중이 낮아지고 부동산·임대업 비중이 높아졌다면 결과적으로는 생산적 금융과는 결이 조금 달랐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새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이 본격화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기에, 결국 올해 기업대출이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에 따라서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