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기준 평균 비율 102.9%...1년 새 59.8%p↓
부산 96.4%, 전북 102.7%, iM 104.4%, 광주 105.2%, 경남 106%
부실채권 6000억원 이상 늘었는데... 충당금전입액 2000억원 넘게 줄여
업계 "비율 끌어올리면 결국 충당금 적립 늘려야...실적 하방 압력 커질 수 있어"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지방은행들의 손실흡수력 지표가 1년 만에 눈에 띄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여파로 부실채권이 크게 불었지만 충당금전입액은 되려 줄면서 부실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은행권 전반의 충당금 적립이 충분치 않았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약해진 손실흡수력이 추후 실적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13일 <녹색경제신문>이 iM뱅크(옛 DGB대구은행)을 포함한 5개 지역 기반 은행(전북·광주·iM·부산·경남)의 실적 발표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이들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평균 NPL커버리지비율(대손준비금 제외)은 102.9%로 전년 말 대비 59.8%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NPL커버리지비율은 금융사가 보유한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NPL)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대손충당금 잔액을 NPL 잔액으로 나눠 산출하며, 통상 해당 비율이 높을수록 금융사의 손실흡수력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은 금융사로 하여금 NPL커버리지비율을 100% 이상 유지하도록 관리·권고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지난해 말 기준 지방은행들의 평균적인 손실흡수력이 당국의 권고 수준을 가까스로 넘겼다는 얘기다.
이 기간 이들 은행의 NPL커버리지비율은 일제히 하락했다. 부산은행은 45.9%p 떨어진 96.4%로 당국의 권고 수준을 이미 밑돌았으며 경남은행은 106%로 102.7%p 급락, 세 자릿수 하락 폭을 기록했다. 아울러 전북은행(102.7%·37.5%p↓), iM뱅크(104.4%·31.3%p↓), 광주은행(105.2%·81.5%p↓) 등도 전년 말 대비 30%p 이상 하락했다.
이들 은행의 손실흡수력 지표가 이처럼 동반 '후퇴'한 배경에는 먼저 크게 불어난 부실채권이 자리한다. 지난해 말 기준 이들 은행의 NPL 잔액은 도합 2조758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42.9% 급증했다. 1년 새 부실채권 규모가 6000억원 이상 확대된 셈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며 "특히 지방의 경우 수도권보다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딘 특성 탓에 부실채권도 빠르게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은행별로는 이 기간 광주은행의 NPL 잔액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광주은행의 NPL 잔액은 재작년 말 1284억원에서 지난해 말 2367억원으로 84.4% 증가했다. 이어, 경남은행(1990억원→3373억원·69.5%↑), 전북은행(1379억원→2127억원·54.2%↑), 부산은행(5476억원→7557억원·38%↑), iM뱅크(4394억원→5334억원·21.4%↑)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여기에 이들 은행이 충당금전입액 규모를 적잖이 줄였다는 점도 NPL커버리지비율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거론된다. 부실채권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충당금전입액을 오히려 축소한 것이 급격한 비율 악화로 연결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들 은행의 충당금전입액은 총 99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줄었다. 이 기간 이들 은행의 충당금전입액 감소율은 경남은행(1889억원→1721억원·8.9%↓)을 제외하면 모두 두 자릿수대였다. 구체적으로는 전북은행(1484억원→1106억원)의 감소율이 25.4%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광주은행(1786억원→1429억원·20%↓), 부산은행(3540억원→2856억원·19.3%↓), iM뱅크(3451억원→2849억원·17.4%↓) 등의 순서였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들이 부실채권이 빠르게 늘어나는 와중에도 실적 부담 등을 고려해 충당금 적립 규모를 다소 조절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대손충당금은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미리 비용으로 쌓아두는 돈인 만큼 규모가 작아지는 것이 실적 관리 측면에서는 당연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부실채권 증가로 인한 NPL커버리지비율 하락세가 계속될 경우 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결국에는 충당금전입액을 늘려야 한다는 점"이라며 "이 경우 단기간 내 충당금 적립 부담이 확대되면서 실적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