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ABS·SSBR 앞세워 고부가 체질 전환 가속
[녹색경제신문 = 한승진 기자]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공급 과잉이 겹치며 석유화학 업계 전반이 부진에 빠진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자 호실적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황 사이클에 크게 좌우되는 범용 제품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기술 기반 고부가 소재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해온 점이 실적 차별화 요인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석화 기업들은 원재료 가격 변동성과 수요 둔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특히 중동 긴장 고조로 원료 가격 불확실성이 커지며 업황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다만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현재까지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고기능 소재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가 업황 방어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부타디엔, 에틸렌 등 원재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구조는 맞지만 아직 1차적인 큰 타격은 없다”며 “향후 상황이 심화될 경우 영향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기술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는 '재활용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 소재가 있다. 기존 재활용 ABS는 열화나 오염, 물성 편차 등으로 인해 고품질이 요구되는 자동차 산업 적용이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엔 자동차 내장재로 활용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내열성, 충격강도, 냄새(VOC) 기준을 모두 충족하며 한계를 극복했다. 단순 대체재를 넘어 실제 차량에 적용되는 구조적 소재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까다로운 내구성 조건이 필수인 자동차 내장재 시장에서 재활용 소재의 기능성을 입증한 것이 핵심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당장은 환경 규제가 제한적일 수 있어도 결국 친환경 소재로 갈 수밖에 없는 흐름이기에 선제적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합성고무 사업 역시 차별화 포인트다. 특히 SSBR(솔루션 스타이렌 부타디엔 고무)은 친환경·고성능 타이어 시장 확대와 함께 핵심 소재로 부상 중이다. 기존 SBR 대비 연비 개선과 마모 저감 효과가 탁월해 전기차 확대 흐름과 맞물린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회사 관계자는 “타이어의 경량화와 연비, 내구성을 동시에 잡아야 하는 시장 요구를 SSBR이 충족시킨다”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한 기술 경쟁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존 제품 대비 단가가 높아 현재는 프리미엄 타이어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환경 규제와 완성차 요구 수준이 높아질수록 적용 범위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 내다봤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은 1970년대부터 축적한 합성고무 R&D 역량을 바탕으로 라텍스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대응력을 높여왔다. 업계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을 단순 범용 기업이 아닌 '기술 기반 소재 기업'으로 재평가하는 시각이 커지고 있으며, 이러한 전략이 향후 업황 부진을 얼마나 방어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승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