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8대 금융지주 의장 첫 소집…당국 비판 속 의장단 '쇄신 vs 유지'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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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 8대 금융지주 의장 첫 소집…당국 비판 속 의장단 '쇄신 vs 유지' 엇갈려
  • 나아영 기자
  • 승인 2026.04.09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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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찬진 금감원장, 취임 8개월 만에 8대 금융지주 의장단 첫 소집
- 3월 주총 사외이사 32명 중 23명 교체…의장 선택은 KB·신한·하나 제각각
- 당국, 10월 법 시행 목표…하반기 회장 선임 앞둔 주요 지주 지배구조 정비 관건
4대 금융지주. [사진=각 사]
4대 금융지주. [사진=각 사]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2일 취임 후 처음으로 8대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과 간담회를 연다. 당국이 '교수 편중·장기 재임'을 겨냥한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를 목전에 둔 시점이지만, 3월 주총을 거친 의장단의 면면은 지주마다 엇갈린다.

이번 간담회는 당초 지난해 12월 예정됐다가 4개월 만에 재추진되는 자리다. 이 원장이 금융지주 회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사외이사에 전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의 주주 추천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3월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뒤 재추진되는 만큼 새 의장단과의 첫 공식 회동이 된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편은 법제화를 검토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원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다소 강화된 개선 부분을 모범 관행에서 입법으로 상향하는 것을 검토 중이며 4월 중 결론을 내고 10월 시행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금감원 공동 태스크포스(TF)가 검토 중인 개편안에는 회장 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 의무화, 사외이사 3년 단임제, 성과급 환수제(클로백),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추천권 부여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개편안 윤곽이 드러나기 전 지난 3월 주총에서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2명 중 23명이 이미 교체됐다. 금융권에서는 이사회 전면 쇄신에 가까운 규모라는 평가가 나왔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당국의 지배구조 압박이 인사 구성에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의장 자리에 앉힌 인물은 지주마다 달랐다.

KB금융지주는 조화준 사외이사를 2년 연속 이사회 의장으로 재선임했다. KTF·BC카드 CFO, KT캐피탈 대표이사를 거친 회계학 박사로, 권선주 전 의장에 이어 여성 의장 체제를 이어갔다. 당국이 강조해 온 전문성·다양성 기준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올 11월 양종희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KB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회장 연임 시 특별결의 도입을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았다. 조 의장이 연임 심사 국면에서 실질적 독립성을 발휘할지는 외형과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신한금융지주는 3월 주총에서 곽수근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를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이 원장이 올 1월 금융지주 이사회의 교수 편중과 CEO·이사회 간 견제 부재를 공개 비판한 이후 이뤄진 선택이다. 진옥동 회장 연임은 확정됐지만 국민연금이 2021년 라임 사태 관련 징계를 이유로 이번 주총에서 반대표를 행사했다. 이 원장이 22일 간담회에서 교수 편중 문제를 다시 꺼낼 경우 곽 의장이 그 자리에서 직접 당국의 메시지를 받게 된다.

하나금융지주의 박동문 이사회 의장은 2021년 3월 선임된 이후 현재까지 의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 원장이 비판해 온 장기 재임 관행에 해당한다. 함영주 회장 역시 연임에 성공해 재임 중이고, 하나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을 사내이사로 추가 선임해 3인 사내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회장·의장 모두 기존 체제를 유지한 가운데, 당국이 검토 중인 사외이사 단임제가 도입될 경우 박 의장은 재임이 제한되는 상황에 놓인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간담회가 신임 의장단에 대한 상견례를 넘어 10월 법 시행 전 선제적 개선을 주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부터 KB 등 주요 지주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하는 만큼 일정상 여유가 많지 않다. 법 시행 전 각 지주가 자율적으로 지배구조를 정비하느냐가 금융권에서는 이번 간담회의 핵심 의제로 꼽힌다.

오는 11월에는 KB금융지주 양종희 회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당국이 목표로 한 10월 법 시행 일정과 맞물려 조화준 의장이 이끄는 이사회의 연임 심사 과정이 개편 이후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법 시행 전이라도 이사회 의장이 회장 후보 검증 과정에 실질적으로 개입하느냐를 당국이 지켜보고 있다"며 "형식보다 실질적 운영 변화가 뒤따르지 않으면 당국과의 긴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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