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 있을 경우 등에 한해 예외적 만기연장 가능
이억원 금융위원장 "투기적 대출 수요가 주택시장 자극...부동산·금융 절연 절실"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금융당국이 오는 17일부터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연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대출 연장을 금지해 다주택자의 매물이 수도권에 나오도록 유도하기 위한 방안이다.
1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금융위원회는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13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양도세까지 깎아주며 수년간 기회를 줬는데도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그들에게만 대출 연장 혜택을 추가로 주는 것이 공정한가"라고 일침한 지 약 한 달 반 만에 이뤄진 제도 개선이다.
금융위는 우선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만기연장은 원칙적으로 불허하기로 했다. 대출 연장을 금지함으로써 다주택자 보유 매물을 수도권에 풀리게 하는 전략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다주택자 만기 일시상환 주담대는 약 1만7000가구(4조10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은 약 1만2000가구(2조7000억원)로 추산된다.
다만 다주택자 여부 확인 시 매도 계약이 체결된 주택, 어린이집, 준공 후 미분양주택 등 규제 적용이 곤란한 경우는 보유 주택 수에서 제외된다.
또, 주택을 즉시 매도하기 어려운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만기연장을 허용된다. 특히 임차인이 있는 경우에는 임대차계약 종료 시점까지 만기연장이 가능하다.
금융위는 무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올해까지 허가 관청에 토지거래허가신청을 접수하고, 허가일로부터 4개월 내 취득하는 경우 토지거래허가제상 실거주 의무를 임대차계약 종료 시점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다주택자가 보유한 '세끼고 산 집'을 무주택자가 매수할 수 있게 해 다주택자의 신속한 매물 등록을 적극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은 원칙적으로 매수자가 거래 허가 취득 후 4개월 이내 실거주해야 하지만, 임대차 계약이 4개월 이상 남은 경우 거래 자체가 원천 차단돼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다는 지적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조치는 오는 17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탈법·편법적 대출 행위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에는 사업자대출의 용도 외 유용 127건(587억5000만원)과 가계대출 약정 위반 2982건이 적발돼 대출 회수 등의 조치가 이뤄진 바 있다.
당국은 2021년 이후 취급된 사업자대출 전반에도 용도 외 유용 여부를 전면 점검하는 한편, 적발 시 즉각 대출 회수와 수사기관 통보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용도 외 유용이 적발될 시에는 해당 금융사는 물론이고 전 금융권에서 가계대출을 포함한 모든 신규 대출이 제한된다. 제한 기간도 1차 적발 시 3년, 2차 적발 시 최대 10년으로 확대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기적 대출수요가 부동산 시장으로 지속 유입되며 주택시장을 자극하고 있다"며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망국적 부동산 공화국'의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부동산 시장과 금융의 과감한 절연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