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4조 레인보우로보틱스까지”…급등주 뒤 따라붙는 내부자 거래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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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4조 레인보우로보틱스까지”…급등주 뒤 따라붙는 내부자 거래 의혹
  • 한순구 기자
  • 승인 2026.03.09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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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인수 정보 이용 의혹…임직원 등 16명 수사
“뉴스 나오기 전 주가 움직인다”…반복되는 내부자 거래 의혹
금융당국 “자본시장 범죄 엄단”…정치권도 법 개정 논의
“정보 먼저 아는 사람이 돈 번다” 불신 커지는 증시
코스닥 상장 국내 1위 로봇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 제공
코스닥 상장 국내 1위 로봇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 제공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국내 로봇 기업 1위로 꼽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에서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이 불거지면서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최근 시가총액이 약 14조원까지 불어난 ‘코스닥 대표 대형주’에서 내부자 거래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레인보우로보틱스 임직원과 투자자 등 16명이 회사 인수 관련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하고 약 30억~40억원 규모 부당이득을 챙긴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이번 사건은 금융당국 조사에서 시작됐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1년 넘는 조사 끝에 지난달 혐의자 16명 가운데 2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14명은 수사 의뢰했다. 금융당국은 일부 혐의자의 경우 부당이득 규모와 사회적 파장을 고려할 때 “시장 질서를 훼손할 수준”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대상에는 회사 대표이사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핵심 경영진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이 삼성전자의 지분 투자 및 인수 계획 등 중요 정보를 사전에 알고 주식을 매수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KAIST 연구진이 창업한 로봇 기업으로, 국내 최초의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하며 이름을 알렸다. 2021년 코스닥 상장 당시 공모가 1만원에서 출발한 주가는 삼성의 로봇 사업 투자 기대감과 인공지능·로봇 산업 성장 전망이 겹치며 폭등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약 14조원으로 코스닥 대표 대형 기술주로 평가된다.

 

“뉴스 나오기 전 주가 움직인다”…반복되는 내부자 거래 의혹

문제는 이 같은 사건이 최근 들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 투자나 인수합병(M&A) 정보가 일부 관계자에게 먼저 전달되고, 주가가 움직인 뒤 뒤늦게 공식 발표가 이뤄지는 패턴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3년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이다. 당시 인수 경쟁 과정에서 시세조종 및 내부정보 이용 의혹이 제기됐고, 검찰 수사로 이어지며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대표적인 불공정 거래 사건 중 하나로 평가된다.

2차전지 열풍 속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이어졌다.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주가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내부정보 이용 및 불공정 거래 의혹이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증권업계에서는 “호재 발표 직전 거래량이 급증하는 패턴이 시장에서 자주 나타난다”며 “대형 호재가 공개되기 전에 일부 투자자들이 먼저 움직이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 “자본시장 범죄 엄단”…정치권도 법 개정 논의

금융당국은 최근 미공개정보 이용과 시세조종을 ‘중대 금융 범죄’로 규정하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불공정 거래 전담 조직을 확대하고 조사 인력을 늘리고 있다. 특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여러 차례 “미공개정보 이용과 시세조종은 반드시 적발해 엄단하겠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혀왔다.

정치권에서도 제도 개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국회에서는 미공개정보 이용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부당이득 환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들이 잇따라 발의됐다. 일부 법안은 부당이득의 최대 수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내부자 거래에 대한 형사 처벌 수위를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보 먼저 아는 사람이 돈 번다” 불신 커지는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의 구조적 문제도 지적한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시장 구조에서 정보 접근성이 제한된 일반 투자자들은 뒤늦게 뉴스가 나온 뒤에야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자본시장 전문 변호사는 “대형 투자나 인수 정보가 일부 내부 관계자에게 먼저 전달되는 순간 일반 투자자는 구조적으로 불리해진다”며 “내부자 거래를 확실히 처벌한 사례가 축적되지 않으면 시장 신뢰는 회복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 증시는 여전히 ‘뉴스 나오기 전에 산 사람이 돈을 번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레인보우로보틱스 사건이 어떤 결론을 내느냐가 향후 자본시장 신뢰 회복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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