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세 번째 IMA 상품 출시로 자본 모집 확대
공격적 자본 운용 속 수익성·회수 리스크는 변수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정부가 자본시장의 역할을 강조하며 ‘생산적 금융’확대를 주문하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등 신규 자금 조달 수단을 활용해 기업금융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단기 자금으로 조달한 유동성을 장기 투자가 필요한 모험자본에 투입하는 과정에서 자금 미스매치에 따른 리스크 확대와 수익성 확보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따르면, 발행어음 및 IMA 사업자들이 공격적인 마케팅과 상품 다변화를 통해 신규 자금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사업 진출과 함께 조달 자금의 상당 부분을 혁신기업 육성에 투입하겠다는 청사진을 구체화했다. 특히 조달 자금의 35%를 모험자본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금융당국이 규정한 법정 의무 투자 비율(10%)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IMA를 앞세워 자본 모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세 번째 IMA 상품을 선보이며 수신고 확대에 나섰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 예탁금을 모아 기업금융 자산 등에 투자하고, 운용 실적에 따라 성과를 배분하는 원금 지급 의무형 실적배당 상품이다.
이번에 출시된 ‘한국투자 IMA S3’는 2년 만기의 폐쇄형 구조로, 모집 규모는 3000억원 수준이다. 최소 가입금액은 100만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IMA 사업자로 지정된 이후, 두 차례 상품 모집을 통해 현재까지 약 1조8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다만 일각에선 증권사들의 이러한 행보가 과거 부동산 PF 전성기만큼의 수익성을 담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만기 미스매칭 리스크다. 발행어음과 IMA는 고객 자금을 단기 만기로 조달하는 구조인 반면, 해당 자금이 투입되는 기업대출이나 지분투자 등 생산적 금융 자산은 회수까지 통상 3~5년 이상이 소요되는 장기 자산이기 때문이다.
수익률 구조의 한계도 뚜렷하다. 과거 증권사들이 집중해 온 부동산 PF는 담보를 기반으로 연 10%를 웃도는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정부가 강조하는 혁신·벤처기업 등 미래 성장기업에 대한 자본 공급은 수익성과 담보가 모두 불확실한 구조다. 특히 벤처 투자는 성공 시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반면 실패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개별 딜보다는 포트폴리오 차원의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결국 시장에서는 '운용 역량'이 증권사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담보 가치 산정이 비교적 명확했던 부동산 PF와 달리, 혁신 기업이나 벤처 투자는 무형의 기술력과 미래 성장성을 평가해야 하는 고난도 영역이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부동산 호황기에는 대부분의 증권사가 PF 에쿼티로 손쉽게 이익을 냈지만 생산적 금융 시장에서는 ‘옥석 가리기’ 능력에 따라 성적표가 극명하게 갈릴 것”이라며 “단순히 자금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피투자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적절한 시점에 회수(Exit)하는 운용 노하우가 없는 곳은 막대한 손실을 떠안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자금 조달 능력보다 자금 운용 능력이 진정한 경쟁력을 가르는 시점”이라며 “그간 발행어음 한도를 모두 소진하며 자금을 모집한 증권사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각 증권사가 보유한 IB 딜 소싱 네트워크와 리스크 관리 역량의 격차가 향후 가시적인 실적 차이로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