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추월한데 이어 하나금융지주 턱밑추격
지난해 세전이익 2조 800억원 전년 대비 70%증가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국내 자본시장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투자전문회사’로의 체질 개선을 지속해 온 결과 기업가치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은행 중심으로 형성돼 온 기존 금융지주 체제에 균열을 내고 있다는 평가다.
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시가총액이 30조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우리금융지주를 넘어선 데 이어 하나금융지주와도 격차를 좁혀 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을 중심으로 형성돼 온 금융지주와 증권사 간 체급 차이가 최근 들어 빠르게 완화되면서,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는 지난해 말 2만3350원으로 거래를 마쳤으나,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장중 5만6200원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30조원에 근접하며 우리금융지주(26조원)를 넘어선 데 이어, 하나금융지주(34조원)와의 격차 역시 눈에 띄게 축소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주가 변동을 넘어, 증권사가 금융지주와 유사한 기업가치 수준으로 재평가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이 같은 약진은 본업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호조와 더불어, 선제적으로 단행해 온 글로벌 자기자본투자(PI)의 성과가 본격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연결 기준 세전이익은 2조 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70% 급증한 수치다.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 등으로 업계 전반이 고전했던 상황에서도 압도적인 이익 성장세를 시현했다.
실적 성장의 핵심 동력은 ‘투자 자산’의 가치 재평가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PI 부문에서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이익 체력을 증명했다.
특히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에 대한 투자가 ‘잭팟’을 터뜨렸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2년 ‘미래에셋글로벌스페이스투자조합1호’를 통해 스페이스X에 투자했다.
최근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급등하고 IPO(기업공개)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지분 가치 평가이익만 약 645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단순한 일회성 이익을 넘어,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소싱 능력과 투자 안목을 시장에 입증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 xAI/스페이스 X 각각 투자금은 약 4000억원·2300 억원으로 추정되는데, 향후 가치 상승 시 추가적인 평가이익이 반영될 전망"이라며 "컨퍼런스콜을 통해서는 토큰증권 플랫폼과 디지털 월렛 등 자산 토큰화 시장에 대해 준비중임을 밝혔는데, 새롭게 열릴 시장에서의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산 가치 상승으로 좋은 실적이 이어지는 동시에 자산 토큰화 시장 선점이라는 구조적인 성장 스토리가 더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해외법인은 글로벌 비즈니스 개시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세전이익은 전년 대비 약 200% 증가한 4981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전체 세전이익의 약 24%를 차지했다.
본업 전반의 실적 개선도 두드러졌다.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트레이딩 등 핵심 사업 부문이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금 부문 성장세도 가팔랐다. 연금자산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57조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DC 시장 유입액 가운데 19.1%에 해당하는 4조 4159억원을 유치하며, 전 금융업권 DC 부문 순위도 2024년 4위에서 2025년 1위로 올라섰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러한 성과를 발판 삼아 올해 ‘미래에셋 3.0’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기존의 증권업 영역을 넘어 디지털 자산과 금융을 융합한 미래 먹거리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은 신년 비전 선포를 통해 ‘디지털 자산 융합’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토큰증권(STO) 인프라 구축, 웹3.0 기반의 금융 서비스 확대,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자산관리 고도화 등이 주요 골자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금융자산과 가상자산을 아우르는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재평가(Re-rating)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과 맞물려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변동성은 남아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PI 투자의 특성상 시장 상황에 따라 평가 손익의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은 창업 이래 글로벌 분산투자 근간으로 확보한 자본을 전략적으로 재투자하며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온 결과, 투자 부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기록했다”며 “앞으로도 우량자산 발굴과 혁신적 투자 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미래에셋3.0 비전을 중심으로 고객들에게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글로벌 투자전문회사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