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중 기업여신 증가율 1위...이자이익 확대로 연결돼
대기업·중기대출 증가율도 '최고'...중기대출 증가율 '나홀로' 5% 상회
기업여신 내 중기대출 비중 80.8%..."수익성과 상생 함께 챙겼다"
기업여신 건전성도 양호...연체율·NPL 비율 소폭 상승에 그쳐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하나은행이 지난해 은행권 기업금융 경쟁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다른 은행보다 가파른 여신 증가세를 앞세워 이자이익을 안정적으로 수확한 것은 물론이고, 대기업대출뿐 아니라 중소기업대출 역시 균형감 있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이 기업금융을 통해 수익성과 상생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말 기준 하나은행의 기업여신 잔액은 176조232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6%(9조9990억원) 늘었다. 1년 새 기업여신이 10조원 가까이 증가한 셈으로,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194조1000억원·3.9%↑)과 신한은행(187조8056억원·3.9%↑)은 증가율이 4%를 밑돌았고, 우리은행(183조4420억원·2.7%↓)은 기업여신이 오히려 역성장했다.
이 같은 견고한 기업여신 성장은 수익성 확대로 이어졌다.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등 하방 압력에도 불구하고 대출 확대에 힘입어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면서 이자이익이 늘어난 것. 하나은행의 NIM은 2024년 말 1.46%에서 지난해 말 1.52%로 0.04%포인트(p) 올랐으며, 이자이익은 7조7385억원에서 8조728억원으로 4.3% 증가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의 지난해 순이익(3조7475억원)은 재작년보다 12%가량 늘었는데, 비이자이익(1조928억원·59.1%↑)이 크게 성장한 가운데 이자이익이 안정적으로 뒤를 받쳐준 결과"라며 "이자이익의 경우 관련 규제로 가계여신(141조6470억원·4.2%↑) 확대가 제한적이었던 상황에서 기업여신이 충분한 증가세를 기록했다는 성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눈에 띄는 대목이 하나은행이 기업여신의 두 축인 대기업대출과 중기대출을 고르게 늘렸다는 점이다. 먼저 대기업대출은 지난해 말 기준 잔액이 33조772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8% 증가했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 가운데 대기업대출 증가율이 6.5%를 웃돈 곳은 하나은행뿐이다. 신한은행(42조6967억원·6.4%↑), 국민은행(44조3000억원·6%↑), 우리은행(58조3200억원·5.7%↑) 등도 대기업대출 확대에 집중했지만 하나은행에는 미치지 못했다.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3.5%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142조46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5% 늘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은 전체 기업여신에서 중기대출이 차지하는 비중(80.8%) 역시 80% 이상을 유지했다. 신한은행(77.3%), 국민은행(77.2%), 우리은행(68.2%) 등 다른 3개 은행의 해당 비중이 80%를 하회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기업금융 성과를 두고 수익성과 상생을 함께 챙겼다는 평가가 뒤따르는 이유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권 전반이 자본비율 관리 등을 위해 우량여신인 대기업대출을 늘리는 데 집중했는데, 사실 이는 하나은행도 마찬가지"라면서도 "다만 하나은행의 차이점은 대기업대출 확장에 공을 들이면서도 중기대출 또한 비교적 많이 늘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침체로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은행들의 중기대출 확대는 단순한 영업을 넘어 일정 부분 상생 활동이 될 수 있다"며 "이는 현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포용금융의 의미와도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기업여신의 대대적인 확대로 인한 '반작용'인 건전성 하락 또한 순탄히 방어했다. 일례로, 지난해 말 기준 하나은행의 기업여신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부실채권) 비율은 각각 0.35%와 0.39%로, 전년 말 대비 0.02%p, 0.08%p 오르는 데 그쳤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 성과는) 단기적인 외형 확대보다는 거래 기반 영업과 산업별 특화 전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면서 "특히 수출입기업과 제조·첨단산업 분야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지속하고 정책금융 및 보증기관의 협업을 병행하면서 우량 중기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오고 있다는 점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건전성의 경우)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연체율 상승 등을 완화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건전성 관리를 위해 업종별 경기 민감도와 차주의 상환 능력을 정교하게 분석해 여신을 운용하고 있으며 경기 변동성이 큰 업종에 대해서는 한도 관리와 사후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중"이라고 부연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