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3년 만에 M&A 추진...'약점 중의 약점' 보험 계열사 강화 목적
다만, 적극적인 인수 의지보다는 신중하고 원론적인 태도 내비쳐
하나금융 "인수의향서 제출...구체적 목표나 계획 확정된 것 없어"
업계 "실사 이후에나 딜 완주 여부 윤곽 나올 듯"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예별손해보험(옛 MG손해보험) 인수합병(M&A)과 관련해 그룹의 원칙에 따라 신중히 추진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보험을 포함한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섣부른 M&A는 진행하지 않겠다는 기조다. 예별손보 인수 시 재무 부담 등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선 예별손보의 내실을 면밀히 점검한 뒤 인수전 완주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예금보험공사는 지난달 30일 예별손보 공개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한 하나금융지주와 한국투자금융지주, JC플라워 등 세 곳을 모두 예비인수자로 선정했다. 예비인수자들에게는 약 5주간의 실시와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예보는 다음달 말까지 본입찰 접수 후 4월 중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예비인수자들 가운데 하나금융이 예별손보 인수전에 참전한 목적은 분명하다. 보험 포트폴리오 강화다. 하나금융은 현재 보험 계열사로 하나손해보험과 하나생명을 두고 있지만 두 곳 모두 수익성 등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당장 지난해만 보더라도 하나손보는 470억원의 순손실(연결 기준)을 내며 적자 폭이 전년 대비 162억원 가량 확대됐다. 여기에, 하나생명의 경우 152억원의 순이익을 남기며 흑자 전환했음에도 그룹 전체 순이익(4조29억원) 대비 비중은 0.38%에 그쳤다. 비은행 계열사 전반의 저조한 실적 기여도를 지적받고 있는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보험 계열사가 '약점 중의 약점'인 셈이다.
이처럼 보험을 비롯한 비은행 계열사 전반의 수익성 개선 등이 시급하다는 점은 하나금융 스스로도 명확히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박종무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재무부문장 부사장)은 지난달 30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체 그룹 순이익에서 비은행이 차지하는 포션(비중)이 상당히 낮은 수준인데, 자본 비중으로 보면 약 14조원으로 30% 정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2023년 KDB생명 및 롯데카드 인수 시도 이후 약 3년만에 M&A 시장에 뛰어든 배경에는 비은행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절실함이 자리한다"며 "하나은행이 그룹 실적의 90% 이상을 책임지는 지금의 구조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 하나금융의 문제의식"이라고 전했다.
이어, "특히 하나금융으로서는 두 보험 계열사들의 업계 내 존재감과 수익성 등이 타 그룹의 보험 계열사보다 떨어진다는 점이 크게 아쉬울 수 밖에 없다"며 "KB금융은 KB손보가, 신한금융은 신한라이프가,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각각 보험 계열사로서 은행의 실적 부담을 덜어주고 있지만 오직 하나금융만이 보험 계열사를 통해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눈에 띄는 대목은 예별손보 M&A에 접근하는 하나금융의 '자세'다. 보험 계열사의 수익성에 대한 고민은 깊지만 적극적인 인수 의지보다는 철저히 그룹의 M&A 원칙에 따라 이번 사안을 다루겠다는 신중하고 원론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남호식 하나금융 최고전략책임자(CSO·전략부문장 상무)는 컨퍼런스콜에서 "그룹의 장기 성장 기반 강화를 위한 고민과 시장에 대해 지속적인 스터디를 하고 있다"며 "보험권의 경우에도 (예별손보 관련)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상태지만 구체적인 목표나 계획이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의 포트폴리오상 시너지, 경쟁력, 지속가능한 사업구조와 정합할 때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원칙을 갖고 검토 중"이라고 부연했다.
업계는 이 같은 모습을 근거로 하나금융이 실사 이후에야 비로소 인수전 완주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나금융이 실사를 통해 예별손보가 보유한 보험계약의 '질'과 인수 시 재무 부담 등을 꼼꼼히 따져본 뒤에야 이번 M&A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하나금융은 지난 2023년 KDB생명 인수 시도 당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음에도 추가 자본 투입 부담 등을 이유로 인수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예보가 예별손보를 출범하면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인수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인수자가 (예별손보의) 경영정상화에 5000억원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더군다나 예별손보에 수익성 낮은 계약이 얼마나 있는지, 인수 이후 안정적으로 영업을 진행할 수 있는지 등도 실사 전에는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보통주자본(CET1) 비율 등 여러 사안을 고려해야 하는 하나금융이 지금 단계에서 예별손보 M&A 건에 대해 원론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며 "실사를 통해 (예별손보 인수가) 그룹에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된다면 언제든지 하나금융은 이번 인수전에서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