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HBM3E 주력…삼성·하이닉스 공급 경쟁 격화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공개한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마이아200’에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단독 공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엔비디아 중심이던 HBM 수요가 빅테크의 자체 AI칩(ASIC)으로 확산하면서, 범용 GPU 외 시장에서도 HBM 공급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2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로소프트가 26일(현지 시각) 공개한 ‘마이아200’ AI 가속기의 솔밴더(단독 공급자) 지위를 확보했다. 마이아200에는 총 216GB 용량의 HBM이 적용됐으며, SK하이닉스의 12단(36GB) HBM3E 제품 6개가 탑재된 것으로 파악된다.
마이아200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설계한 AI 추론 가속기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해당 칩은 FP4(4비트 부동소수점) 기준 성능이 AWS의 자체 칩 ‘트레이니움(Trainium)’ 3세대 대비 3배 높은 처리량을 기록했으며, FP8(8비트 부동소수점) 기준에서도 구글의 7세대 TPU ‘아이언우드(Ironwood)’를 상회하는 연산 효율을 보였다.
해당 칩은 오픈AI의 최신 AI 모델인 GPT-5.2를 포함한 다양한 모델을 지원하며,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Microsoft 365 Copilot) 서비스에 적용되고 있다. 현재 미국 아이오와주 데이터센터에 설치돼 운영 중이며, 향후 애리조나주 데이터센터로도 배치가 확대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이아200은 현재 일부 데이터센터에 배포됐으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확장될 예정으로 상업용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구글이 TPU를 외부 고객에게도 공급하기 시작한 데 이어, 다른 빅테크 업체들 역시 자체 AI칩을 기존 내부 인프라용에서 외부 판매로 확대하는 사업 모델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빅테크 자체 칩의 상업화 흐름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이로써 ASIC 시장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경쟁도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빅테크는▲구글 TPU(Tensor Processing Unit) ▲마이크로소프트 마이아(Maia) ▲아마존웹서비스(AWS) 트레이니움(Trainium)·인퍼렌시아(Inferentia) ▲메타 MTIA(Meta Training and Inference Accelerator) 등 자체 AI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ASIC에 탑재되는 HBM 용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전 세대 ‘마이아100’에는 64GB의 HBM2E가 적용됐지만, 이번 마이아200에서는 216GB의 HBM3E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최근 공개된 구글 TPU v7 ‘아이언우드(Ironwood)’에는 192GB의 HBM3E가, AWS의 신형 ‘트레이니엄3(Trainium3)’에는 144GB의 HBM3E가 각각 탑재됐다. 이들 칩에 HBM이 적용되면서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고객사별 공급 전략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올해에는 HBM3E 12단이 ASIC과 범용 GPU를 아우르는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차세대 제품인 HBM4는 엔비디아가 하반기 출시할 예정인 ‘베라 루빈(Rubin)’ 플랫폼부터 본격 채택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전까지는 HBM3E가 시장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출하량 기준으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세대는 HBM3E(5세대)로 엔비디아 외에도 빅테크 자체 칩으로 적용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며 “ASIC 시장 확대에 따라 HBM 공급사 점유율 경쟁도 더 복잡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문슬예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