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했던 ASIC 시장 하반기부터 성장 가시화 예상
젠슨 황 “ASIC 대부분 실패할 것”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엔비디아(NVIDIA) 대항마로서 높은 기대를 모았으나, 시장 성숙도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ASIC(Applicaton-Specific Integrated Circuit, 특정 용도용 집적 회로) 시장의 수요가 올해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AI 아키텍처 전환 & 중국’ 분석 리포트를 통해 “ASIC 시장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상용화 단계에서는 시장 성숙도가 낮은 편”이라며 “그럼에도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성장 모멘텀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ASIC 시장은 설계 복잡성, 소프트웨어 생태계 부족, AI 모델의 빠른 진화로 인한 유연성 문제로 성숙도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난해 10월 이후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의 설계 취소와 지연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며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테슬라는 브로드컴과의 ASIC 설계 계약을 최소화하고 Dojo 슈퍼컴퓨터 프로젝트를 위한 자체 개발로 전환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Maia 100 프로젝트에서 수율 및 생산 최적화 이슈로 출시 일정이 지연됐다. 아마존 역시 Trainium과 Inferentia 개발 과정에서 리디자인으로 인해 일부 일정이 조정됐다.
그러나 백 연구원은 기업들의 외부 칩셋 의존도를 줄이고 자사 서비스에 최적화된 ‘연산 주권(Compute Ownership)’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으며, ASIC 시장의 중장기적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이미 기업들이 ASIC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글은 업계에서 가장 먼저 연산 주권 확보를 목적으로 전용 칩 설계를 추진해 온 기업이다. 지난 2015년부터 TPU(Tensor Processing Unit)를 개발하고 지난 4월 ‘Ironwood(7세대)’를 공개했으며, 내년 2분기부터 TSMC를 통한 물량 공급을 앞두고 있다.
AWS는 추론용 칩 Inferentia(인페렌시아)와 학습용 칩 Trainium(트레이니움)을 통해 비용 효율적 인프라를 구축했다. 특히 지난해 공개한 Trainium 2세대의 경우 올해 2, 3, 4분기 물량의 증가 속도가 빠를 것으로 관측된다.
후발주자인 메타는 지난 2023년 ASIC 개발에 본격 착수해 광고 및 추천 시스템 특화 칩(MTIA)을 선보였다. 지난해 공개한 2세대 칩 MTIA v2는 희소 연산 성능을 7배 향상시키며 효율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ASIC 시장 진입이 늦은 패스트 팔로워로서, 지난 2023년 Maia 100을 공개하고 AI 인프라 수직화를 추진하고 있다. Maia 100은 TSMC 5nm 공정 기반으로, 내부 수요 대응을 우선하며 점진적으로 Azure 클라우드 고객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빅테크 이외의 ASIC 자체 개발 역량이 부족한 기업들은 브로드컴과 마벨 등 팹리스 기업에 설계를 위탁한다.
브로드컴은 통신 인프라 반도체의 강점을 살려 800Gbps급 Tomahawk 5 이더넷 스위치로 AI 서버 클러스터를 지원하며 구글과 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와 협력 중이다. 마벨은 ARM 기반 XPU와 광통신 부품(Optics)을 통해 AWS,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백 연구원은 “내년에는 CoWoS(Chip on Wafer on Substrate), PLP(Panel Level Packaging) 같은 기존 기술을 넘어 새로운 키워드가 등장하며 ASIC 시장이 더욱 고도화될 것”이라며 “AI 칩 전용화 흐름은 서버와 모바일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경량 디바이스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GTC Paris 2025에서 “ASIC 프로젝트의 대부분은 취소될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칩이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문슬예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