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탈탄소 전환의 갈림길…전기화가 수소화보다 비용 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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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 탈탄소 전환의 갈림길…전기화가 수소화보다 비용 절반
  • 정창현 기자
  • 승인 2026.01.23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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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 전기화 선택 시 최대 128조원 비용 절감 가능
생산 25% 감축 병행하면 구조조정 부담도 완화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석유화학 산업의 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 나프타 분해 공정(NCC)을 전기화할 경우, 기존 수소화 방식 대비 전환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범용 제품 생산량을 25% 감축하는 구조조정까지 병행하면 최대 약 128조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22일 기후솔루션이 발간한 ‘2050 탄소중립, 전환의 기로에 선 석유화학산업: NCC 전기화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 경로·비용 및 정책 과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 산업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0%는 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NCC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탄과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NCC는 대표적인 탄소 집약 공정으로, 석유화학 산업의 탄소중립 달성은 이 공정의 연료 전환 방식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NCC 공정을 전기 가열로로 전환하고 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하는 ‘NCC 전기화’를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탈탄소 경로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전기화 방식과 수소화 방식의 경제성을 비교하기 위해 한계감축비용(MAC) 분석을 실시해 국내 산업 여건에 적합한 기술 경로를 검토했다.

분석 결과, 현재 생산 전망을 유지한 채 국내 생산 그린수소를 활용해 NCC 공정을 수소화할 경우 전환 비용은 약 1488억달러(약 219조원, 수소 비용 포함)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공정을 직접 전기화할 경우 비용은 약 756억달러(약 112조원, 전력 비용 포함)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기술 선택만으로도 약 107조원의 전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도 전기화 방식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재생에너지 전력을 투입했을 때, 전기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한 뒤 연소하는 방식보다 공정을 직접 전기화하는 방식의 효율이 약 2.3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에틸렌 1톤 생산 기준 에너지 소비량은 NCC 전기화가 5.0MWh인 반면, 그린수소화는 약 11.3MWh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됐다.

LG화학 여수공장 NCC 2공장 전경. [사진=LG화학]
LG화학 여수공장 NCC 2공장 전경 [사진=LG화학]

보고서는 여기에 더해 석유화학 산업의 과잉 생산 구조를 조정해 생산량을 약 25% 감축하는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전체 전환 및 운영 비용을 약 21조원 추가로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탈탄소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에너지 비용과 설비 투자 부담을 생산 규모 조정을 통해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생산 감축과 함께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전략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범용 제품 위주의 구조를 유지할 경우 공급 과잉과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산업 구조조정과 고부가가치 전환이 석유화학 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 경로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의 전기화 기술은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 격차가 크고, 상용화를 위한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 과제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현재 논의 중인 석유화학특별법 시행령에 NCC 전기화를 핵심 전략기술로 명확히 포함하고, 기후대응기금을 활용해 전기화 실증 사업에 조기 착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가 실증부터 상용화 단계까지 기업과 공동 투자해 초기 위험을 분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전남과 울산 등 석유화학 산업 밀집 지역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대응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역 경제 위축과 일자리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인프라 확충과 전력 공급 용량 확대를 병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금 당장은 비용이 커 보일 수 있지만 전환을 미룰수록 높은 비용 구조가 장기간 이어지므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핵심 기술에 대한 과감한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아영 기후솔루션 석유화학팀 연구원은 "석유화학 탈탄소의 성패는 NCC의 전기화에 달려 있다"며 "석유화학특별법 제정은 전환을 위한 시작일 뿐이며, 이제는 정부의 과감한 지원을 통해 실제 실행 속도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NCC 전기화는 기술 실증부터 전력 인프라 구축까지 아우르는 장기 과제인 만큼, 해외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2035년 상용화를 목표로 정부 지원의 고삐를 죄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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