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금감원도 주휴수당·금융 불공정행위 점검 나서
새벽배송·멤버십 강점에도 규제 압박으로 향후 사업 리스크 확대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쿠팡을 둘러싼 규제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영업정지 가능성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한 데 이어,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까지 잇따라 조사와 제재 검토에 나서면서 쿠팡을 향한 정부 부처 전반의 압박이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불공정 거래 의혹과 관련해 강도 높은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2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명령을 시행하지 않거나 그 명령을 통해 소비자 피해 구제가 안 된다고 판단되면 영업정지 처분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쿠팡의 사업 구조와 거래 관행 전반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쿠팡의 최저가 판매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가 납품업체에 전가되는 행태를 ‘약탈적 사업 형태’로 규정하고, 와우 멤버십 할인 혜택을 둘러싼 허위·과장 광고 의혹, 배달앱 입점업체에 대한 최혜대우 강요 혐의, 회원 탈퇴 절차 방해 논란 등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의 압박은 발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조사로 이어졌다. 13일 공정위는 기업집단국·시장감시국·유통대리점국 등 3개 국을 동시에 투입해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 대한 대대적인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통상 단일 부서 중심으로 이뤄지는 조사와 달리 복수 부서가 동시 투입되면서, 조사 강도가 이례적으로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현장조사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동일인(총수) 지정’ 여부다. 공정위는 김 의장이 국내 쿠팡 경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동일인 지정 여부를 최종 판단할 방침이다. 동일인으로 지정될 경우 친인척 채용, 계열사 거래 등과 관련한 공시 의무와 책임이 대폭 강화된다.
시장감시국과 유통대리점국은 쿠팡의 자체 브랜드(PB) 상품 운영 과정에서 입점업체의 판매 데이터를 부당하게 활용했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플랫폼 사업자로서 확보한 독점적 데이터를 자사 이익을 위해 전용했는지가 주요 검토 대상이다.
다른 정부 부처의 시선도 매섭다. 고용노동부는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의 주휴수당 미지급 문제와 관련해 “법 위반 소지가 명백하다”며 무관용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어 노동부는 “형식상 일용근로자라 하더라도 일용관계가 중단되지 않고 계속돼 온 경우에는 상용근로자로 봐야 한다”며 “일일 단위 근로계약을 반복·개시해 근로관계가 지속된 경우에는 유급휴일을 부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역시 쿠팡을 정조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자회사인 쿠팡파이낸셜과 쿠팡페이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한 고금리 대출 상품이 금융소비자보호법상 불공정 영업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함께, 쿠팡과 쿠팡페이 간 신용정보 공유가 적정하게 이뤄졌는지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영업정지나 대규모 과징금 부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처럼 규제 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쿠팡의 이용자 지표는 오히려 개선된 모습이다. 데이터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쿠팡 앱 신규 설치 수는 52만6834건으로, 전월 대비 12만건 이상 증가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에도 새벽배송과 멤버십 기반 서비스 경쟁력, 연말 할인 프로모션 등이 신규 유입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용자 지표 회복과 별개로, 개인정보 보호와 불공정 거래, 노동·금융 규제를 둘러싼 정부의 전방위 압박이 쿠팡의 중장기 사업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여러 부처가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 이슈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공정위 판단 결과에 따라 쿠팡을 둘러싼 규제 환경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