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농산물·묘목 1150톤 불법 반입…역대 최대 규모
검역 안 거친 먹거리 유통 우려에 소비자 불안 확산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반려동물 물품으로 위장한 중국산 농산물과 묘목류 1150톤이 검역 절차 없이 국내로 불법 반입됐다가 적발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설립 이후 단일 사건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12일 중국산 농산물과 수입 금지 식물을 조직적으로 밀반입한 중간 수입책 3명과 실제 수입자 9명 등 총 12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9명은 이달 중 인천지방검찰청에 송치될 예정이다. 범칙 당시 물품 가액만 158억원에 달한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23년 12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약 1년간 인천항을 통해 중국산 건대추, 건고추, 생땅콩 등 검역 대상 농산물과 수입이 전면 금지된 생과실, 사과 묘목 등을 대량으로 반입했다. 불법 반입된 물량은 총 1150톤으로, 월평균 컨테이너 10대 분량에 이른다.
수사는 지난해 1월 김포시 한 창고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시작됐다. 당시 현장에서 중국산 건조 농산물 33톤이 적발됐고, 이후 압수한 휴대전화 전자정보 분석을 통해 장기간에 걸친 조직적 밀수 정황이 추가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이들은 중국 측 수출자와 공모해 범죄 물품을 ‘반려동물 용품’으로 위장하는 이른바 ‘커튼치기’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컨테이너 내부에 농산물을 숨긴 채 세관에는 반려동물 물품만 수입하는 것처럼 허위 신고해 검역과 통관을 피해온 것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녹색경제신문>에 “요즘 수입 농산물에 대한 불안감이 큰데, 검역도 안 거친 물건이 이렇게 대규모로 들어왔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식탁에 오르는 먹거리를 어떻게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적발된 물품 가운데 중국산 사과 묘목과 생과실은 최근 국내 사과·배 과수원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과수화상병의 기주식물로, 국내 반입이 엄격히 금지된 검역 대상이다. 건고추와 건대추 등 건조 농산물 역시 외래 병해충 유입 우려로 검역 없이는 수입과 유통이 불가능하다.
검역을 받지 않은 농산물을 불법 수입할 경우 식물방역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한편 검역본부는 이번 사건에서 압수한 건조 농산물 33톤을 기존 소각 방식 대신 퇴비화하는 친환경 폐기 방식을 처음 도입했다. 이를 통해 소각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생산된 퇴비 약 300톤을 인근 농가에 무상 공급해 환경 보호와 농가 지원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거뒀다.
최정록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검역을 받지 않은 농산물과 묘목, 생과실류의 무분별한 반입은 외래 병해충 유입으로 이어져 농림업 전반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앞으로도 조직적인 법 위반 행위에 엄중히 대응하기 위해 수사전담조직 신설 및 전담수사인력 확충에도 노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역본부는 조직적 밀수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전담 광역수사팀을 신설했으며, 현재까지 다수의 불법 수입 사건을 적발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