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1조 vs 미래 1000억' 8년 만에 열린 IMA 시장서 ‘극과 극’ 행보···왜?
상태바
'한투 1조 vs 미래 1000억' 8년 만에 열린 IMA 시장서 ‘극과 극’ 행보···왜?
  • 나희재 기자
  • 승인 2026.01.05 16: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투증권, 운용 자신감 앞세워 IMA 시장 선점 '승부수'
미래에셋, 리스크 관리 우선 '신중모드'...운용에 집중
미래에셋증권(왼쪽)과 한국투자증권 본사 전경. [사진=각사]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국내 증권업계의 숙원이었던 종합투자계좌(IMA) 시장이 제도 도입 8년 만에 막을 올렸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요건을 충족한 ‘초대형 투자은행(IB)’인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나란히 상품 출시에 나섰지만, 초기 모집 규모에서 10배에 달하는 시각차를 보이며 상반된 전략을 드러냈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시장 1위의 운용 노하우를 앞세워 1조원이라는 물량 공세를 펼친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으로 한 전략을 택하며 극명하게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IMA 출시와 함께 1차 모집 한도를 1조원으로 설정하고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이는 경쟁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설정한 1000억 원 한도의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2017년 초대형 IB 육성 방안이 발표된 이후 8년 만에 열린 시장인 만큼, 기선 제압을 통해 시장 주도권을 확실히 가져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의 과감한 행보 뒤에는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축적된 운용 자신감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시장의 최대 사업자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발행어음 잔고는 18조700억원에 이른다. 수년간 대규모 유동성을 굴리며 쌓아온 IB 딜 소싱 능력과 리스크 관리 노하우가 IMA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는 계산이 섰다는 분석이다.

향후 상품 전략도 공격적이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만기와 투자 포트폴리오를 달리한 IMA 상품을 매달 1~2개씩 꾸준히 출시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사내에 ‘IMA 전용 위험관리 실무위원회’를 신설해 투자 금액, 리스크 수준, 기대 수익률 등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1호 상품은 만기 일시 지급 구조지만, 향후에는 중간 배당 등 지급 방식도 다양화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의 IMA 누적 모집액이 내년까지 4조원을 넘기는 자금이 모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모집 금액의 차이는 각 사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도 올해 IMA를 핵심 상품으로 보고, 관련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상품 모집 과정에서도 개인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며 “확정금리 상품인 발행어음과는 다른 투자 수요층을 겨냥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정반대로 ‘신중론’을 택한 모양새다. 미래에셋증권은 IMA 1차 모집 한도를 1000억원으로 보수적으로 책정했다. 자기자본력은 업계 최고 수준이지만, IMA의 특성상 초기 단계에서는 시스템 안정성과 운용 수익률 추이를 지켜보며 단계적으로 한도를 늘려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의 이러한 행보는 IMA의 까다로운 운용 규제와도 맞닿아 있다. IMA는 조달 자금의 70% 이상을 기업 대출이나 회사채 매입 등 기업금융 관련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

글로벌 자산 배분에 강점이 있는 미래에셋증권 입장에서는 국내 기업금융 비중을 급격히 늘리는 것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부담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모집 방식에서도 양사의 차이는 뚜렷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소 가입금액을 100만원으로 설정했지만, 1인당 투자 한도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개인투자자 2만239명이 참여해 총 8638억원이 모집됐으며, 전체 모집액 1조590억원 가운데 개인투자자 비중은 81.6%에 달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자 신청 금액에 따라 투자금을 비례 배분하는 방식을 택했다. 약 4750억 원의 고객 자금이 몰리며 최종 경쟁률은 5대 1을 기록했지만, 개인·법인 투자자 비중은 공개되지 않았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IMA 잔고를 점진적으로 늘릴 예정이며, 1호 상품은 증권사에서 오랜만에 나오는 신상품인만큼 규모보다는 운용에 조금 더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IMA 대전이 향후 초대형 IB 시장의 판도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IMA로 조달된 자금은 벤처·중소기업 대출 등 모험자본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여기서 누가 더 우량한 딜을 발굴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은 조달액 확대보다는 안정적인 운용을 통해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라며 "한투의 상품과 일부 차이가 존재하나, 현재 고객입장에서는 체감하기 어려우며 실제 만기 시 수익률에 따라 증권사 역량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투는 기존 IB 업무와 협업 가능해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다만 이번 IMA 1호 만기는 2년으로 상대적으로 짧은데, 고객들은 '최소 4%+a' 수익률 기대하고 있어 우량 투자처를 선별해 안정적인 운용하는 노하우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