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안정성 무기로 시중 유동성 '블랙홀' 예고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핵심 사업인 종합투자계좌(IMA)가 출시 초기부터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금융권 자금 흐름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사실상 원금 손실 우려를 낮춘 구조에 은행 예·적금 대비 높은 수익률이 더해지면서, 시중 자금이 은행권을 벗어나 증권사로 이동하는 ‘머니무브(Money Move)’ 흐름이 한층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녹색경제신문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선보인 IMA 상품은 출시 직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집 한도를 빠르게 소진했다. IMA는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증권사가 고객 예탁금을 기업 대출이나 회사채 등 기업금융(Corporate Finance) 자산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가장 큰 특징은 증권사가 발행사로서 원금 지급 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이다. 실적 배당형이거나 예금자보호법 적용 대상이 아닌 기존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달리, IMA는 증권사의 신용을 바탕으로 원금이 보장된다.
지난달 18일 한국투자증권이 처음 출시한 ‘한국투자 IMA 1호’는 판매 개시 4일 만에 완판됐다. 모집 한도 1조원이 모두 소진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번 모집에는 개인 고객 2만239명이 참여했으며, 총 모집액 1조590억원 가운데 개인 투자자 몫은 8638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투자자 1인당 평균 투자 금액은 약 4300만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선보인 ‘미래에셋 IMA 1호’ 역시 준비된 물량 950억원이 모두 소진됐다. 총 모집금액 1000억원 중 시딩 투자금액 50억원을 제외한 고객 모집분에 약 4750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IMA의 흥행 배경으로는 ‘금리 경쟁력’과 ‘안정성’의 결합이 꼽힌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3% 초중반대에 머물고 있는 반면, IMA는 기업금융 자산 운용을 통해 ‘시중금리+α’ 수준의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은퇴 생활자나 법인 자금 담당자 입장에서 IMA는 은행 예금을 대체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지”라며 “제시된 목표 수익률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IMA의 인기는 증권사의 수신 기반 확대를 넘어 정부가 추진 중인 ‘모험자본 활성화’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거 증권사 자금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특정 분야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IMA 자금은 벤처기업과 중소·중견 혁신기업을 지원하는 ‘생산적 금융’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된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IMA 수신 자금을 활용해 인공지능(AI), 바이오,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유망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은행권은 IMA발(發) ‘예금 엑소더스’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IMA 시장 규모는 아직 제한적이지만, 만기 이후 실제 수익률이 확인되고 상품군이 확대될 경우 저원가성 예금 이탈이 현실화될 수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IMA 시장의 성패가 첫 만기 도래 시점의 운용 성과에서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제시된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거나 이를 상회하는 실적이 입증된다면, IMA는 일시적 유행을 넘어 자산관리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IMA 상품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는 만기 이후 운용 성과를 통해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은행 예·적금에 묶여 있던 자금을 투자 상품으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